빅테크 기업에서 연봉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 이상을 받던 50대 여성이 해고 이후 인생의 전기를 맞이한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구글에서 임원 업무 파트너(Executive Business Partner)로 일하던 트리넷 페인트(54)의 이야기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인트는 나이키와 이탈리아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8월 구글에 입사했다. 고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24년 11월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 직후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고 무릎 수술까지 앞두고 있던 페인트는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 의료보험 혜택이 끝나기 전 수술과 재활을 마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초기에는 재취업을 위해 헤드헌팅 업체와 구직 플랫폼을 통해 동종 업계 마케팅·행정 직군에 지원했다. 하지만 채용 절차가 중간에 무산되거나 기업 측과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극심한 불안감을 느꼈다.
페인트는 결국 획일적인 기업 재취업 도전을 중단하기로 결심했다. 오랜 기간 접어두었던 창작자의 꿈을 다시 펴기로 한 것이다. 젊은 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49세에 패션잡지 표지 모델을 맡았던 경험, 미국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시나리오 쓰기 과정을 수료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예술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어학연수를 받으며 연기 수업을 들었고, 영화제와 작가 행사에 참석해 직접 쓴 대본을 홍보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직접 제작·연출·주연을 맡은 단편 영화를 제작했으며, 이 작품으로 베를린 독립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현재 그는 구글 재직 시절에 비해 수입이 불확실해지면서 퇴직금과 집 방 임대 수입, 단기 파트타임 일자리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 거액의 연봉과 타이틀을 가졌을 때보다 지금의 삶에 훨씬 만족한다고 전했다. 페인트는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하고 꿈을 좇는 과정에는 불안과 외로움이 따르지만, 도전하지 않았다면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