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아시안 팝 부문 신설에 반발해 내년 시상식 출품을 거부하면서 글로벌 음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9일 BTS 멤버들은 자신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해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RM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욕타임스, BBC, 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 소식을 속보로 다루며 "BTS의 보이콧은 그래미에 대한 부드럽지만 매우 강렬한 비난"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미어워즈 주최 측인 레코딩 아카데미는 'K팝, J팝(일본), C팝(중국) 등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작품'을 대상으로 신설 부문을 만들면서 "아시안 팝이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고 지속적인 힘 중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30일 하미 베이슨 주니어 그래미 CEO는 "BTS의 결정이 아쉽지만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 팝 부문을 신설한 것은 더 많은 아티스트를 알리기 위한 것이지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장르 부문에 출품해도 올해의 레코드 앨범·노래 같은 종합 부문 심사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SNS에서는 레코딩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BTS의 '버터'와 '다이너마이트' 공연 영상이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해당 홈페이지에서 BTS의 2021년과 2022년 공연 영상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불참 선언을 그래미 비판이 아닌 '전략적 판단'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BTS의 신작 '아리랑'에 수록된 곡 대부분이 영어 가사로 구성돼 '아시안 팝'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고, 본상 부문에선 수상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희윤은 "하이브라는 대기업과 BTS라는 세계적인 그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때는 다양한 판단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하나의 장르를 한 그룹이 대변해서 옳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BTS가 불참하면서 아시안 팝 부문 첫 수상자가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내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스트레이 키즈와 인지도가 높은 블랙핑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