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일기' 시리즈가 두 번째 이야기로 여름을 택했다. 이 책은 흔히 떠올리는 여름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휴가지의 낭만이나 해방감 대신, 이 책 속 여름은 뜨거운 태양 아래 출퇴근을 감내하는 일상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텅 빈 사무실에서 선풍기 바람에 의지한 채 야근하는 순간, 예고 없이 찾아든 번아웃의 무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삼켜야 하는 애도의 시간이 담겼다.
직업과 나이가 다른 여러 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덥고 끈적이는 계절의 한가운데서 건져 올린 각자의 진솔한 여름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어른이 된 뒤 우리는 누가 내주지 않아도 삶이라는 과제를 매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 작은 그늘을 찾고, 장마철 보송하게 마른 수건 한 장에서 기쁨을 느끼듯 자신에게 다정한 방학을 선물해야 한다.
숙제로 채워야 할 방학이 없다는 사실은 어른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스스로 여백을 만들고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답안지를 작성할 수 있는 권리다. 각 필자는 저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어른으로서 앓고 땀 흘리며 사랑한 이 여름을 통과한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들은 시원한 보리차 한 잔처럼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