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를 위해 투여받은 약물로 인해 30대 여성이 6일 만에 생명이 위험한 케토산증을 겪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됐다.
아랍에미리트 타왐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은 30대 초반 비만 여성 환자가 티르제파타이드 첫 투여 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심각한 대사 이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환자는 약물 투여 6일 차부터 구토와 명치 통증, 복부 불편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 수용체를 함께 자극하는 이중 작용 기전의 약물로, 2형당뇨병 치료에 주로 쓰이는 성분이다.
혈당 조절 기능과 식욕 억제 효과 때문에 비만 환자들에게도 빈번하게 처방되고 있다. 해당 환자는 당뇨 병력이 전혀 없었다.
환자의 상태는 심각했다. 하루에 3~4회 구토를 반복했으며, 고형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 못하고 물만 소량 섭취하는 수준이었다.
의료진이 실시한 검사에서 혈당 수치는 정상 범위보다 약간 낮게 나타났으나, 혈중 케톤 농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혈액의 산성화가 진행되는 중대한 대사 장애가 포착됐다. 진단명은 케토산증이었다.
의료진은 즉각 수액 치료와 함께 포도당, 전해질, 인슐린을 투여했다. 하지만 대사성 산증이 계속되자 환자를 중환자실로 이송해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케토산증은 신체가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과다 활용하면서 케톤체가 과잉 생성돼 혈액이 산성으로 기울어지는 질환이다.
탄수화물 섭취 부족이나 열량 결핍, 인슐린 부족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의식장애를 초래해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요한다.
연구팀은 "이 환자는 티르제파타이드 사용 시작 후 6일 만에 케토산증이 발병했고 다른 원인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계속된 구토와 식사량 급감으로 열량 및 탄수화물 공급이 끊기면서 글리코겐이 바닥나고 지방 분해가 가속화돼 기아성 케토산증이 유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단일 사례로 티르제파타이드와 케토산증 간 직접적인 인과성을 확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 증례 보고인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과거 보고된 유사 사례들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연관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티르제파타이드를 사용한 뒤 지속되는 구토나 복통, 극심한 피로, 음식 섭취 불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라도 케토산증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신속한 검사와 조기 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 증례는 지난 25일 의학 저널 '큐레우스(Cureu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