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9일(일)

팀원 단둘인데, 4시 퇴근하는 임산부 동료... 격무 시달리다 "그럴거면 퇴사해" 폭언한 직장인

두 명이 팀 전체 업무를 담당하던 중소기업에서 한 직장인이 임신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한 동료에게 "퇴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가 논란이 됐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신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동료에게 그럴 거면 퇴사하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제가 괴물인가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는 A씨는 "팀원이 단 두 명뿐인데 업무량이 워낙 많아서 둘이서 겨우 버티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3개월 전부터 팀 동료가 임신 초기 단계에서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해 매일 오후 4시에 퇴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A씨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는 점은 충분히 안다. 임신도 축하했고 처음 한 달은 내가 조금 더 힘들더라도 버티자는 생각으로 견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A씨는 "업무 특성상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거래처의 긴급 요청과 피드백이 집중된다"며 "동료가 퇴근하고 나면 그 업무와 남은 일까지 혼자 처리해야 해서 퇴근이 밤 8~9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3개월 동안 매일 야근하다 보니 원형탈모와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생겼다"며 "회사에 인력 충원을 요청했지만 '조금만 참으라. 예산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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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태도 변화도 A씨를 지치게 만들었다. A씨는 "처음에는 미안해하는 모습이라도 보였는데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퇴근한다"며 "야근으로 지쳐 있는 나를 봐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갈등은 거래처에서 당일 처리가 필요한 대형 오류가 발생하면서 표면화됐다. A씨는 동료에게 "이것만 같이 확인해주고 가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지만, 동료는 "저 4시 퇴근인 거 아시죠?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 돼서요"라고 답하고 퇴근했다고 한다.


A씨는 "그 순간 '아기만 소중하고 내 몸은 안 보이냐. 이럴 거면 차라리 퇴사해라. 왜 당신의 임신 때문에 내가 매일 힘들어야 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털어놨다.


동료는 울면서 퇴근했고, 다음 날 팀장이 A씨를 불러 임산부에게 폭언했다며 경고했다. 사내 게시판에도 A씨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정말 내가 그렇게 잘못한 것이냐. 동료의 임신이 내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며 의견을 물었다.


누리꾼들은 A씨의 업무 부담에는 공감했지만 폭언은 잘못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임신한 동료도, 당신도 잘못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회사"라며 "화가 났더라도 동료가 아니라 회사에 인력 보강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신규 채용이 어렵다면 자신도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점을 회사에 분명히 전달했어야 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