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수많은 화제와 기록을 남기고 막을 내린 가운데, 이번 대회는 피치 위 승패를 넘어 막대한 상업적 이익을 거둔 승자들과 씁쓸한 명예 실추를 겪은 패자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린 무대였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최근 보도를 통해 이번 월드컵이 낳은 장외 주요 승자와 패자를 집중 조명했다.
최고의 상업적 승자로는 단연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전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꼽혔다. 올해 51세인 베컴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맥주 브랜드를 비롯해 아디다스, 펩시, 홈디포,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이번 대회 기간에만 약 2,500만 달러(약 345억 원)의 마케팅 수익을 올렸다.
시라큐스 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릭 버튼 명예교수는 베컴을 '상업적 거물'이라 평가했다. 특히 베컴이 과거 로스앤젤레스 갤럭시 선수로 뛰고 인터 마이애미의 공동 구단주로서 리오넬 메시를 영입하는 등 미국 내 축구 열기를 이끌어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성공은 그의 장기적 안목이 빛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개최국 미국의 이미지와 멕시코 팬덤 역시 큰 소득을 얻었다. 대회 전에는 축구를 비주류 스포츠로 취급하는 미국이 전 세계 축구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회의론이 일었으나, 외국인 관광객들은 미국의 환대와 압도적인 스케일의 인프라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칙필레, 트레이더조 등 미국의 패스트푸드와 식문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한 영국 팬은 샐러드드레싱의 일종인 '랜치 소스' 20병을 자국으로 직배송하는 데 300달러(약 41만 원)를 썼다고 영국 BBC에 밝히기도 했다. 8강에서 탈락한 멕시코는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이 이번 대회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고 인구의 92%가 경기를 시청하는 등 가장 뜨거운 축구 열기를 뿜어내며 신흥 마케팅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반면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던 슈퍼스타들은 고개를 숙였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을 갈구했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41세라는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등에서 3골을 넣었으나 약체인 우즈베키스탄전과 패널티킥 득점에 그쳤다. 호날두의 명성에만 의존해 그를 무리하게 선발 기용한 포르투갈의 선택은 결국 팀의 탈락과 함께 그의 마지막 명성에 얼룩을 남겼다.
개최국 미국의 간판스타 크리스천 풀리식의 부진도 뼈아팠다. 대회 전 리오넬 메시와 함께 대형 광고판을 장식하며 '캡틴 아메리카'로 기대를 모았던 풀리식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1대 4 대패를 당하며 쓸쓸히 퇴장했다.
대회 운영 측면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도입된 '쿨링 브레이크(경기 중 수분 섭취 시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마이애미와 다headers라스 등 일부 개최지의 기온이 섭씨 34도를 웃돌자 FIFA는 선수 보호를 위해 전·후반 각각 3분씩의 휴식 시간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축구 전문가와 팬들은 이 제도가 경기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리듬을 끊고, 비디오 판독(VAR)으로 인한 지연과 맞물려 축구를 마치 쿼터제 경기처럼 변질시켰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