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8일(토)

이동진 평론가가 생애 첫 '만점' 준 청불 영화, 넷플릭스서 공개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지난해 생애 처음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다음 달 12일 넷플릭스에 공개될 영화는 '브루탈리스트'다. 작품은 지난해 2월 국내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불 등급과 215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브루탈리스트'는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인 은사자상 수상에 이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영화 '브루탈리스트'


이동진 평론가는 당시 "고전이 될 운명을 타고난 듯한 영화를 보았다"며 2025년 첫 별점 5점을 기록했다.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과거는 어디에 맺히는가"라는 평과 함께 작품을 극찬했다.


극장 개봉 당시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예술성 높은 영화가 더 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브루탈리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3시간 35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다. 전체 러닝타임에는 영화 중간에 배치된 15분간의 인터미션이 포함된다.


인터미션이 시작되면 화면에는 주인공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와 아내 에르제벳(펠리시티 존스)의 결혼 사진이 타이머와 함께 등장한다.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흔하지만 현대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막간 휴식을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한 것이다.


영화 '브루탈리스트'


이 인터미션은 관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서사를 명확히 구분한다. 미국에 도착한 라즐로가 건축가로 인정받는 전반부와 대형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심신이 무너지는 후반부 사이에 뚜렷한 경계를 형성한다.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닌 기다림의 감각을 관객에게 직접 전달하고 영화의 흐름을 재정비하는 연출 도구로 기능한다.


'브루탈리스트'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헝가리계 유대인 건축가 라즐로 토스가 1947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쟁의 트라우마와 이민자의 빈곤, 미국 사회의 차별을 견뎌내던 라즐로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 리 밴뷰런(가이 피어스)을 만나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하지만 기회로 보였던 만남은 후원과 지배, 욕망이 얽힌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었다.


영화 '브루탈리스트'


영화는 실제 역사와 당시 이민자의 삶을 정밀하게 재현해 라즐로가 실존 인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브레이디 코벳 감독과 모나 파스트볼드가 창조한 허구의 캐릭터다.


실제 시대 배경 위에 가상의 인물을 설득력 있게 배치한 구성은 한 인물의 전기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관객은 라즐로가 남긴 건축물과 인생이 실제 역사 속 어딘가에 존재했을 거라는 착각 속에서 그의 긴 여정을 따라간다.


'브루탈리스트'에서 건축은 단순한 직업이나 배경이 아니다. 라즐로는 전쟁의 기억과 상실, 어디에도 온전히 소속되지 못한 이민자의 삶을 건축물에 담아낸다.


영화는 라즐로의 삶을 압축하지 않는다. 전쟁의 상흔과 이민자의 현실, 예술가의 고집과 후원자의 권력을 긴 시간에 걸쳐 촘촘히 쌓아간다.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인물과 사건을 단계별로 배치한다.


영화 '브루탈리스트'


1950년대 개발된 와이드스크린 촬영 포맷인 비스타비전을 사용한 영상은 건축물의 규모와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인물의 작은 모습이 대비되며 라즐로가 실현하려는 이상과 그를 짓누르는 현실이 동시에 드러난다.


건축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 동시에 구성과 촬영, 시간 활용까지 건축의 방법론을 닮은 작품이다.


극장 개봉 당시 작품성을 인정받은 '브루탈리스트'는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긴 러닝타임 때문에 극장 관람을 망설였던 관객들에게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8월 1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