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7~8월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무더위·고물가 피해 '9월 준성수기'로 턴하는 직장인들

올여름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많은 이들이 여름휴가를 꿈꿨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항공권 가격과 숙박비 부담 탓에 선뜻 예약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이에 고물가 성수기를 피해 9월에 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늦캉스'로 방향을 틀고 있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46%가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도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기 위해 9월 등 준성수기에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스카이스캐너가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공개한 9월인기 검색 및 예약 여행지 데이터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대조가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먼저 9월 인기 검색 여행지는 유럽과 호주 등 장거리 목적지가 상위권을 장악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18.8%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호주 시드니(15.7%), 이탈리아 로마(13.7%), 프랑스 파리(12.4%),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8.5%)가 뒤를 이었다. 포르투갈 리스본, 체코 프라하, 스위스 취리히, 스페인 마드리드,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 비행시간 10시간 안팎의 장거리 여행지들이 검색 순위를 휩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예약 데이터는 검색 결과와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줬다. 실제 예약 1위는 일본 후쿠오카(21.4%)였으며 도쿄(19.7%)와 오사카(17.3%)가 그 뒤를 바짝 따랐다. 이어 한국 제주(8.2%), 베트남 다낭(7.3%), 중국 상하이(5.9%), 베트남 나트랑(5.8%), 대만 타이베이(5.0%), 일본 삿포로(4.8%), 호주 시드니(4.6%) 순으로 집계됐다.


검색 단계에서는 유럽과 호주 등 먼 곳을 살펴보며 버킷리스트를 채웠지만, 막상 결제 단계에 이르자 예산과 휴가 일정, 비행시간 등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해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가까운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최종 선택한 셈이다.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 제시카 민(Jessica Min)은 "장거리 항공권 비용 부담으로 여행을 망설여온 여행객들이 최근 항공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자, 그간 참아왔던 버킷리스트 지역으로의 여유로운 '늦캉스'를 위해 검색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다만 실제 예약 단계에서는 예산과 휴가 일정 등 현실적인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보다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실속형 단거리 여행지를 최종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정된 예산으로 고민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스카이스캐너는 최근 'DROPS(드롭스)'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일주일간 최저가 대비 20% 이상 가격이 떨어진 항공편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하루 최대 822% 더 많은 특가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바르셀로나, 시드니, 파리 등 한국인들이 많이 검색한 장거리 버킷리스트 여행지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계획할 수 있다.


스카이스캐너 DROPS(드롭스) 기능을 활용해 9월 가겨 인하 항공권을 확인한 결과 / 사진 제공 = 스카이스캐너


실제로 9월은 성수기 대비 항공권과 숙박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날씨 측면에서도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꼽힌다. 유럽은 한여름의 극심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동남아시아는 길었던 우기가 끝나가는 시점이다. 일본은 까다로운 태풍 시즌이 지나가며 선선한 가을 날씨가 시작되고, 국내 대표 여행지인 제주도 역시 여름 성수기보다 한적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결국 올해 9월 늦캉스 트렌드는 '검색은 멀리, 예약은 가까이'라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여행객들은 마음속 로망을 품고 유럽과 호주를 검색하지만, 최종적으로 지갑을 열 때는 현실적인 예산과 짧은 휴가 일정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택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영리하게 타협점을 찾는 이러한 실속형 소비 패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