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된 전 법주사 주지가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사실이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0일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진용 부장판사는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전 법주사 주지 6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47회에 걸쳐 슬롯머신, 바카라 도박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바카라를 한 사실이 없고, 슬롯머신은 도박 위험성이 낮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도박장 관계자를 통해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10만달러(약 1억5200만원)로 11만달러를 따기도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슬롯머신 역시 도박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법주사에 주지로 재직하는 등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나 도박 횟수가 많고, 도박죄로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가 지난 2018년 3월 다른 승려들의 사찰 내 도박을 방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내려졌다.
해당 승려들이 앞선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점이 토대가 됐다. 법주사 주지라는 종교적 요직에 있으면서도 상습적으로 카지노를 드나든 행위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물은 판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