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9일(금)

"인증만 받으면 끝?"... 국내 기업, 거대한 '할랄 시장' 점유율 0.9%에 그친 이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할랄 소비재 시장 진출에서 '인증'에 집중하는 사이, 현지 바이어들은 가격과 품질 등 실질적 경쟁력을 우선시하고 있어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할랄 소비재 시장 교역 구조와 진출 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할랄 소비재 수입시장 규모는 약 4000억달러(한화 약 612조 5600억 원)에 이른다. 


주요 시장은 아랍에미리트(16.0%), 사우디아라비아(13.1%), 튀르키예(11.8%), 말레이시아(9.1%), 인도네시아(9.1%) 등 5개국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그러나 이 거대한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0.9%에 그치고 있다. 국내 전체 소비재 수출에서 할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기준 9.4%로, 최근 10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진출 정체의 주된 배경으로 양측의 엇갈린 시각을 지목했다. 무역협회가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30개사와 현지 바이어 4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기업들은 할랄 시장 진출의 핵심 요소로 '할랄 인증 확보'를 32.5%로 1순위에 꼽았다. 


반면 바이어들은 가격, 품질, 공급 안정성을 거래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으며, 할랄 인증은 시장 진입을 위한 필요 조건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할랄 시장을 하나의 통일된 시장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가별로 소비 패턴과 유통 구조가 다른 '복합 시장'이기 때문이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프리미엄 제품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는 반면, 튀르키예는 실속형 소비와 공급사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주UAE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할랄 K-푸드 홍보행사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3/뉴스1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가성비 중심의 소비와 함께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0월부터 할랄 인증을 전면 의무화하기로 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K-컬처 확산으로 할랄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시장 확대의 적기"라며 "단순 인증 확보를 넘어 현지 바이어가 중시하는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 구조에 맞춘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