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북미 고수익 수주 확대,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회복세
효성화학 자본총계 2024년 말 -680억→올 1분기 6432억
효성그룹의 핵심 자회사 실적과 재무 지표가 올해 들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북미 전력 인프라 수요를 타고 고수익 수주를 늘렸고,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키웠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마이너스였던 자본총계를 올해 1분기 6432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힘을 실어온 전력 인프라와 소재 사업이 지주회사 효성의 실적 기반을 다시 두껍게 하고 있다. 효성은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실적 개선, 효성화학 재무구조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배당 여력과 주주환원 기대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효성 측은 "효성은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손꼽히고 있고,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582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6.2%, 영업이익은 48.7% 늘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노후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맞물리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대응력을 높여왔다. 북미에서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조 회장은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맞춰 미국 생산기지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왔다.
전력기기 수주 쌓이고 스판덱스도 회복
일본 ESS 시장에서도 수주가 이어졌다. 효성중공업은 일본 오이타, 구마모토, 야마구치, 오카야마, 미에 등 5개 지역에 10MW·40MWh 규모 고압 ESS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앞서 홋카이도 시라누카 지역 특고압 ESS 프로젝트도 따냈다. 올해 상반기 일본 ESS 누적 수주액은 640억원 수준이다.
일본은 지역별 전력 주파수와 계통 연계 기준이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단순 기자재 공급이 아니라 설계·조달·시공(EPC), 장기 유지보수까지 맡는 구조로 진입했다. 호주 퀸즐랜드주 탕캄 지역에서는 100MW·200MWh급 배터리 ESS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속도는 계약별로 다르다. 효성 측은 "각 수주 계약에 따라 매출 인식 시점도 달라지므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미향 고수익 수주와 매출 인식 비중이 증가세에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 등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도 1분기 실적을 늘렸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942억원, 영업이익 862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1.4% 증가했다. 중국 스판덱스 재고 감소와 판매 가격 개선이 맞물렸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글로벌 1위 제품이다. 업황 하락기에는 판가 약세와 원가 부담이 실적을 눌렀지만, 재고 조정 이후 판가가 회복되면 이익 개선 폭이 커질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바이오부탄디올(BDO) 공장도 가동했다. BDO는 스판덱스 원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에테르글리콜(PTMG)의 기초 원료다.
효성 입장에서는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의 동반 회복이 지주회사 수익 기반을 키우는 구조다. 전력기기는 쌓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매출 인식이 이어지고, 스판덱스는 판가 회복 여부에 따라 이익 기여도가 달라진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은 효성 배당 여력과도 연결된다.
효성화학 자본총계 7112억 증가
효성화학 재무구조 개선도 효성의 할인 요인 축소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1분기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사업부 매각 등 자구 노력과 지주사 지원이 함께 진행됐다.
효성 측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024년 말 -68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6432억원으로 늘었다. 증가폭은 7112억원이다. 회사는 이를 분할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자본 규모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효성 측은 "단순한 외부 수혈이 아니라 구조적 재무 체력 회복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효성화학은 PDH 방식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PDH는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효성 측은 미국 셰일가스 기반 프로판을 활용해 원료 조달과 가격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구조가 2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은 그동안 지주회사 효성의 할인 요인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지난해 말 자본잠식 상태였던 효성화학이 올해 1분기 자본총계를 플러스로 돌리고 영업흑자로 전환하면서 효성의 재무 부담도 줄었다.
남은 변수는 개선 속도다. 효성중공업 수주잔고는 계약별 매출 인식 시점에 따라 올해 실적 반영 규모가 달라진다.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실적은 판가와 원료 가격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효성화학은 영업흑자 전환 이후 순이익 개선과 차입 부담 완화가 이어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