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2일(화)

"술집은 옛말, 월 70만원 안 아깝다"... 친구 만들고 연애까지, Z세대 사로잡은 곳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헬스장과 필라테스 학원이 술집을 대체하는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젊은 층이 운동 공간에서 친구와 연인을 만나며 사교 활동을 펼치면서, 피트니스가 단순한 건강관리를 넘어 핵심적인 사회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아시아경제가 인용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달에 40만원짜리 헬스장... Z세대의 새로운 사교 공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도시의 젊은 소비자들이 필라테스 수업, 러닝 크루 등에서 친구와 연인을 만나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밀레니얼 세대가 애슬레저룩을 일상복으로 만들었다면, Z세대는 웰니스를 하나의 정체성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웰니스에 열중하는 소비자들에게 피트니스 비용은 저녁 식사나 밤새 술을 마시는 데 쓰이는 비용보다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런던 소호의 럭셔리 피트니스 체인 '서드 스페이스(Third Space)'는 이런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곳 로비는 일반적인 헬스장보다 호텔 라운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월 멤버십 가격이 245파운드(약 49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스무디 바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20·30대 회원들은 색을 맞춘 운동복을 입고 함께 필라테스 수업에 참여한다. 블룸버그는 "10년 전이었다면 이들이 스무디 대신 술잔을 들고 펍 앞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웨스트빌리지에서 월 300달러(약 45만원)가 넘는 고급 헬스장을 이용하는 직장인 니콜렛 브루어(25)는 필라테스와 러닝 대회 참가비 등을 포함해 한 달에 약 500달러(약 75만원)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브루어는 러닝 크루에서 남자친구를 만났고, 같은 운동 수업을 반복해서 들으며 친구들도 사귀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가까워져 친구가 되는 느낌과 비슷하다"며 "최소한 함께 땀 흘린 운동 수업 자체가 자연스러운 대화 소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학을 다녔던 브루어는 대면 활동의 가치를 더 크게 느낀다고도 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디지털 환경에 더 익숙해졌다"며 "직접 밖으로 나가 자유롭게 대화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맨해튼에 거주하는 올리비아 안토넬리(26) 역시 운동이 자신의 사회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친구들에게 '술 마시러 가자'는 말 대신 '같이 운동 수업 들으러 가자'고 말한다"며 "굉장히 힘이 되는 경험"이라고 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피트니스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Mintel)에 따르면 미국 Z세대 소비자의 30%는 지난해보다 헬스장 회원권과 운동 수업에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텔의 웰니스 전략가 클레어 태신은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건강과 웰빙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Z세대가 이러한 흐름을 강하게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이제 피트니스를 단순한 건강관리 이상의 필수 사교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은 집세와 학자금 대출, 어려운 취업 시장, AI로 인한 일자리 불안 속에서도 젊은 세대는 피트니스 관련 소비를 더욱 늘리고 있다. '서드 스페이스' 최고마케팅책임자 로런 윌슨은 "젊은 회원들은 더 자주 방문하고 더 많은 활동을 한다"며 "다양한 수업을 듣고 방문 빈도 역시 훨씬 높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국내에서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5년 건강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삶을 위한 적정 투자 금액은 월평균 27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지출 금액은 월평균 13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건강을 위해 가장 큰 비용을 투자하는 분야로는 '식단'이 4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운동'(28.8%), '병원 치료'(16.1%)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분야로는 '운동'이 5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식단'(31.3%), '병원 치료'(8.8%) 순이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전국 만 20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