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DI동일 주가조작 의혹의 강제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DI동일 임원과 NH투자증권 직원 등이 자사주 신탁계좌를 통한 매수 주문 과정에서 시세조종성 주문에 관여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28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날 NH투자증권과 DI동일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은 DI동일 임원과 NH투자증권 직원 등이 가장·통정,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등 시세조종 주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사의 부담은 DI동일에만 머물지 않는다. NH투자증권은 DI동일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맡은 증권사다. 회사 측은 "당사 직원은 자사주 매매 관련 신탁계약에 따른 통상적인 실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현재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혐의자들이 A사 임원과 B증권사 직원을 포섭한 뒤, A사가 B증권사와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후 신탁계좌에서 자기주식 매수 주문이 혐의자들의 의도대로 제출됐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DI동일은 2024년 11월 3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기관은 NH투자증권이었다. 자사주 취득 목적은 주식 소각이었다. 통상 주주환원 수단으로 쓰이는 자사주 신탁이 이번 사건에서는 주가 관리와 투자자 유인에 이용됐는지가 수사 대상이 된 셈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 운동가 등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곳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금지 및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자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DI동일을 대상으로 삼고 법인자금, 금융회사 대출금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의 시세조종 자금을 동원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유통물량 상당수를 확보한 뒤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주문을 반복한 것으로 봤다. 혐의자 매수 주문량은 시장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당이득 규모는 당국 조사 단계에서 250억~3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직원 개인의 주문 처리였는지, 신탁계약 관리 과정의 내부통제 문제였는지가 갈라지는 지점이다. 자사주 신탁계약은 상장사의 주가 안정이나 주주환원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신탁을 맡은 증권사가 매매 주문을 어떻게 접수·집행·기록했는지, 발행회사 측과 외부 세력의 주문 요구를 어디까지 차단했는지가 향후 수사에서 확인될 부분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별도 불공정거래 사건에서도 이름이 올랐다. 증선위는 지난 21일 공개매수 업무를 담당한 NH투자증권 고위 임원과 배우자 등 8명을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DI동일 사건과 혐의 구조는 다르지만, 대형 증권사 내부의 정보·주문 관리 체계가 잇따라 수사·제재선에 오른 모양새가 됐다.
DI동일 사건은 정부의 '주가조작 패가망신' 기조 아래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이다. 금융위는 3월 자료에서 "수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대상자 및 종목명은 공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으로 NH투자증권의 자사주 신탁 실무가 수사 기록 위에 올라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