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9일(금)

태국서 충전하다 불난 EX30, 한국서도 리콜... '안전의 볼보', 신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려온 볼보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화재 논란으로 신뢰의 시험대에 올랐다.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꼽혀온 '안전' 이미지가 소형 전기 SUV EX30의 배터리 결함 논란과 맞물리며 소비자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보호 당국은 EX30 화재 사고와 관련해 볼보 태국 법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다. 


EX30 / 볼보코리아


당국은 손해배상과 함께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 45명 전원에 대한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태국에서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올해 3월과 5월 잇따라 발생한 EX30 화재 사고가 있다. 특히 5월 사고는 차주 자택에서 충전 중이던 차량에서 불이 난 뒤 주변 차량과 건물 일부로 피해가 번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불안을 키웠다.


볼보는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충전율을 70% 이하로 제한하라는 임시 안전 조치를 안내했지만, 현지 당국은 이 같은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 제한 자체가 차량 사용성을 떨어뜨리는 조치인 데다, 화재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30 관련 리콜은 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볼보는 배터리 과열 및 화재 가능성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만7802대 규모의 리콜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태국 소비자 자택에서 충전 중이던 EX30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eletric-vehicles


국내에서도 지난 8일부터 EX30 451대를 대상으로 시정조치가 시작됐다. 리콜 사유는 고전압 배터리 제조 공정 편차로 인해 일부 셀 내부에서 단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NHTSA에 제출된 리콜 문서에는 문제의 기술적 원인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다. 


일부 EX30의 고전압 배터리 셀 제조 과정에서 편차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리튬 플레이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리튬 플레이팅은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 비정상적으로 석출되는 현상으로, 조건에 따라 셀 내부 단락과 과열, 나아가 열 이벤트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문서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차량의 생산 기간이 2024년 9월 6일부터 2025년 10월 25일까지로 적시돼 있다. 국내 리콜 대상 차량 역시 같은 생산 기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 EX30 배터리 플랫폼 / 볼보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리콜과 관련해 해당 배터리 모듈 교체를 진행하고, 시정조치 완료 후 40만 원 상당의 충전 카드를 보상책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배터리 공급사다. 문제의 배터리 부품 제조사는 중국 산둥 지리 선와다 파워 배터리로 확인된다. 


선와다는 중국의 주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이번 EX30 리콜을 계기로 특정 배터리 셀의 제조 공정 관리 문제가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볼보 측은 화재 발생 비율이 리콜 대상 차량의 0.1%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계적으로는 낮은 비율일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화재 이슈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위험은 단순한 발생 빈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자신의 차량이 안전한지, 실내 주차가 가능한지, 언제 수리를 받을 수 있는지, 제조사가 충분히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가 더 큰 신뢰의 기준이 된다.


시티 세이프티 광고 영상 / YouTube 'Volvo Car USA'


이에 결함 차량을 운행 중인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30은 볼보의 전동화 전략에서 상징성이 큰 모델이다. 브랜드 진입 장벽을 낮춘 소형 전기 SUV이자, 가격 경쟁력과 대중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볼보의 볼륨 확대를 이끌 핵심 차종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런 만큼 이번 배터리 결함 논란은 단순한 개별 모델 리콜을 넘어 볼보의 전동화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