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가 여수 석유화학단지 공급망 통합에 나섰다. 가동을 멈춘 여천NCC 3공장에 이어 2공장도 추가 폐쇄하고,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일부를 여천NCC에 합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는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이 통합법인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는 3사 공동지배 구조를 목표로 한다.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개사는 여수산단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제출했다. 여천NCC는 현재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합작사이며, 롯데케미칼은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핵심은 범용 설비 감축이다. 업계와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여천NCC 2공장(91만5000t)과 3공장(47만t)을 폐쇄하는 방안이 최종안에 포함됐다. 두 공장이 빠지면 여천NCC 생산능력은 기존 228만t에서 90만t 수준으로 줄어든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각 사의 다운스트림 사업은 통합법인으로 모은다. DL케미칼의 폴리에틸렌(PE), 한화솔루션의 여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여수사업 부문이 대상이다. 통합법인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자동차·전선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다만 재편안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날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NCC와 합성수지 생산의 통합, 기초유분과 다운스트림 간 수직계열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소 거래 상대방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방침이다.
산업부도 기업활력법에 따른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 별도 심사에 나선다. 구조변경과 사업혁신 요건 충족 여부, 생산성·재무 건전성 개선 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판단한다. 승인 시 정부는 세제·금융·R&D·규제 완화를 묶은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정부 승인을 받은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선례다.
여수산단이 최종안을 제출하면서 국내 3대 석유화학 클러스터 중 구조개편안을 내놓지 않은 곳은 울산산단만 남게 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재편이 승인되면 여천NCC가 효율성을 높이고 고부가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