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항 보안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외화 밀반출을 막기 위해 공항에서 반출 도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한 대통령의 언급이 과도하고 부적절하다는 주장입니다.
논란은 전날(1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1만달러를 초과한 외화를 책 속에 끼워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실제로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지폐를 책갈피처럼 나눠 넣으면 검색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행 검색 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책이 검색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관련 현황과 대응 방안을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이 사장은 지폐가 여러 장 겹쳐 있으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한 장씩 분산돼 있을 경우 현 기술로는 탐지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책을 직접 열어 확인하는 방식의 검사를 언급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람들이 실제로 읽을 책은 손에 들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가방에 넣어 검색대를 통과시키는 것은 다소 수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업무보고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 만큼, 해당 발언이 편법을 부추기는 신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항공사 측이 전수조사의 현실적 한계를 언급하자, 대통령은 전수조사를 한다는 원칙 자체가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두고 맥락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외화를 책에 끼워 반출하는 방식은 과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거론된 수법이라며, 대통령이 무관하다고 해도 이미 익숙한 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는 주장을 폈습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공개적으로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적절한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나 의원은 수많은 밀반출 방식 가운데 특정 사례를 집요하게 언급한 배경을 의문시하며,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와 연결된 무의식적 반응이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습니다. 공기업 사장을 공개석상에서 압박하는 방식 역시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그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공항공사 사장을 교체하기 위한 명분 쌓기 과정에서 공개적인 면박이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개인적 경험을 연상시키는 발언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같은 날 업무보고에서 나온 다른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문헌으로 볼 수 있는지 질문한 데 대해, 환단고기는 학계에서 위작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인식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항 보안 강화를 위한 문제 제기였는지,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지시였는지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