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캄보디아서 청년 3명 구출했다고 밝힌 김병주 의원... 현지 교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현지 교민들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교민들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 자격으로 15일부터 18일까지 캄보디아를 방문했습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뉴스1


그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금됐던 우리 청년 3명을 구출했다.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청년 정모군과 한국 청년 2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고 밝혔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구조 과정에 대해 "세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 마치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이었다"며 상세한 경험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캄보디아 교민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한 교민은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쇼맨십은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이 교민은 "캄보디아 구조 실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영웅 서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교민들은 김 최고위원의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제기했습니다.


김병주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해당 교민은 "김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SNS에는 마치 본인이 구조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김 최고위원이 공개한 사진 속 청년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조 작업의 실제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민은 "캄보디아 경찰은 이미 급습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나, 한국 측의 신호가 오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며 "정치적 효과를 노린 홍보용 쇼가 아니었느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구조 작업은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으며,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 사태에 있어서 정부와 여당이 렉카 유튜버 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행동대 같이 움직이기 보다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김 최고위원을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또한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을 가면 높은 확률로 현지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에게 의전 부담만 가중된다"며 작전의 은밀성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범죄조직을 소탕하려면 어느 정도의 기도비닉(企圖秘匿), 즉 조용한 작전이 필요했을 텐데, 이렇게 빵빠레를 울리며 움직이면 캄보디아의 중국계 범죄조직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우리 국민을 다시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김병주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명에 나섰습니다.


교민 간담회 불참 지적과 관련해서는 "오후 3시에 동포 간담회가 진행되던 날 오전 11시쯤 구출하려던 정모씨의 소재지가 최종 확인됐다"며 "당일 구출을 위해 오후 1시쯤 자체 상황실을 만들어 저와 캄보디아 고위급 한 분, 외교부 직원, 동포 6명이 같은 테이블에서 직접 (현장 상황을 살폈다). 비밀 작전이라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