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노리던 기아, 가을야구 좌절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공식 확정된 가운데 이범호 감독이 팬들 앞에 고개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KIA는 지난해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연패를 외쳤지만 올해는 리그 8위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우승 시즌 직후 최악의 부진으로 기록됐습니다.
야수진은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쳤습니다. 마운드도 불운이 이어졌습니다. 곽도규는 토미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황동하는 교통사고로 전열에서 이탈했습니다.
한때 함평 2군 출신 젊은 선수들의 패기 있는 활약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아담 올러의 부상과 윤영철의 팔꿈치 통증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고, 결국 후반기 급추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투수·수비 재정비"
지난 2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선 이 감독은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팬분들에게 제일 죄송하다. 올 시즌 실패를 발판 삼아 내년에는 확실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더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작년에는 술술 잘 풀렸지만 올해는 갈 만하다 싶을 때마다 발목이 잡혔다. 불펜 운용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내년에는 투수력과 수비력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마무리캠프부터 재정비에 들어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는 김도영의 부상이 아닌 올러의 공백을 꼽았습니다. 이 감독은 "올러가 열흘 정도면 복귀할 줄 알았는데 6주가 걸렸다. 그때 1~3위와의 9경기를 놓친 게 가장 아쉽다. 작년엔 외국인 투수가 빠져도 대체 선수들이 버텼지만 올해는 불펜까지 무너졌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미 있는 수확을 강조했습니다. "시즌 중반에 젊은 선수들로 싸웠다. 공격력보다 수비와 패기로 버텼고, 투수들이 잘 해주면 충분히 경기가 됐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본 건 굉장히 큰 수확이다. 내년 더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빡빡하게 훈련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