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호남에 불 안 나나" 발언 파문... 발언 당사자 김정재 의원 해명에도 비난 이어져

국회 본회의장에서 터진 "호남에서는 불 안 나나" 발언, 논란의 중심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국민의힘 의원이 "호남에서는 불 안 나나"라는 발언을 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표결 과정에서 나온 이 발언은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이 발언의 당사자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8.27 / 뉴스1


25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재석 218명 중 213명이 찬성해 법안이 가결됐는데요. 표결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 완료 여부를 확인하던 중 한 여성 의원이 "호남에서는 불 안 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국회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논란의 당사자, 김정재 의원 "오해"라고 해명


발언의 당사자 김정재 의원은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을 본인이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산불은) 특정 지역에만 나는 게 아니라 영·호남 가리지 않고 불이 난다, 그러니 찬성을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의원은 "국가적 재난이니 초당적 차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산불특별법을 찬성해서 힘을 보태주자는 얘기였는데 다르게 해석돼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포항이 제 지역구로 과거 지진 당시에도 '포항지진 특별법'이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 특별법도 국가적 재난인 만큼 여야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어제 본회의에서 기권표가 나와 '재난에 영·호남이 어디 있느냐'는 말을 경상도 말투로 짧게 축약해 말한 것이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 페이스북


정치권, 사과와 징계 요구 이어져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국민의 재난 극복을 위한 법안이 논의되는 공간에서 호남에서도 재난이 일어나야 한다는 식의 망언이 나왔다"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지역 비하를 넘어 재난과 고통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비인륜적 행태"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재난 앞에 영남과 호남이 따로 있을 수 없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해당 발언 당사자를 찾아내 국회 윤리위 제소 등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내고 "호남에도 같은 불행이 닥쳐야 속이 시원하다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의원 자격을 스스로 내던진 망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에는 불 안 나나'의 주인공이 김정재 의원이란 거죠. 그 경을 칠 헛소리와 주변 의원의 웃음소리. 그 소리를 들은 국민께 이걸 변명이라고 하는 겁니까"라며 "윤리위 제소하고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