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이제 버스 환승 할인 못 받나... 서울 마을버스 "내년 1월 1일 환승 체계 탈퇴" 선언

마을버스 업계 "내년 1월 환승제도 탈퇴"... 20년 협약 종료 선언


서울시 마을버스 업계가 대중교통 환승 할인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합은 누적된 적자 문제와 구조적 손실을 이유로 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2일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마을버스조합)은 오전 영등포구 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2월 31일부로 대중교통 환승 합의서를 해지하고, 내년 1월부터 제도에서 탈퇴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마을버스 환승 할인은 2004년 7월 1일 도입됐습니다. 승객이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할 때 기본요금을 중복 부과하지 않고 거리비례제로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2007년 경기 버스, 2008년 광역버스, 2009년 인천 버스로 확대돼 현재 수도권 전체에 통합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조합은 2004년 당시 서울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체결한 '대중교통 환승 합의서'에 따라 지금까지 매년 자동 갱신돼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를 끝으로 협약 효력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서울시와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승객 태울수록 손해"...조합 측 주장


김용석 마을버스조합 이사장은 "2004년 제도 시행 전까지는 140개 업체가 자체 수익으로 운영이 가능했지만, 환승제가 도입되면서 요금 전액을 가져가지 못하게 돼 손실이 구조화됐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마을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객이 환승을 하기 때문에 실제 업체에 정산되는 금액은 평균 600원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김 이사장은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평균 6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20년간 환승 손실금이 매년 평균 1000억원, 누적 규모로는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정산 구조를 보면, 마을버스에서 지하철(기본요금 1550원)로 환승 시 마을버스 업체에는 438원, 지하철 운영사에는 565원, 시내버스 업체에는 547원이 돌아갑니다. 마을버스는 이 과정에서 762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조합의 설명입니다.


9년간 8668억원 손실...보전 요구


조합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140개 마을버스 업체에서 발생한 환승 손실금은 8668억원입니다. 이 중 서울시 지원액은 2823억원으로, 업계가 부담한 손실은 5845억원에 달합니다.


조합은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에 ▲환승 승객 운임 정산 방식 조정 ▲환승 손실액 보전 규정 신설 ▲물가·임금 인상률 반영한 운송원가 현실화 등 3가지 사항을 공식 요구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시청과 시의회 인근에서 환승 운임 현실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네 차례 열기도 했습니다.


뉴스1


내년부터 환승 할인 중단 시 시민 불편 불가피


마을버스 업계가 환승제도에서 탈퇴할 경우, 승객들은 내년 1월부터 마을버스와 지하철·시내버스를 환승해도 지금처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마을버스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요금을 별도로 내야 하며,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사는 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합은 이를 대비해 티머니와 협력해 마을버스 전용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 조합원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김 이사장은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시민들께는 불편을 끼쳐 송구하고, 제도 탈퇴 이후에도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