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베네치아 영화제 호평 받은 '어쩔수가없다'로 한국 영화 부흥 기대
박찬욱 감독이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 상황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SBS 8 뉴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계 불황 타개를 위한 자신의 소신을 전했습니다.
'어쩔수가없다'는 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영화제 최초 공개 후 주요 외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아쉽게 수상이 불발된 것에 대해 "기대했다. 당시의 기자들 비평가들의 리뷰와 점수를 집계해서 순위를 매길 때 항상 제일 높은 자리에 있어서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그는 베네치아 영화제에서의 관객 반응에 대해 "참 특이할 정도였다. 제 영화 중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 없이 좋아하는, 많이 웃고 박수까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믿기지 않았다"고 놀라움을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그에게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는 소감을 갖게 했습니다.
'어쩔수가없다', 해고된 회사원의 생존 투쟁을 그린 블랙코미디
'어쩔수가없다'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같은 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영화에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도 웃기지 않나. 그런 생각 하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화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으로는 '집'을 꼽았습니다.
그는 "집을 어떻게 묘사하느냐. 집을 주인공 중 하나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제목 선정에 대해서는 "원작은 '도끼'였다. 해고라는 표현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 그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면 제가 이전에 만들었던 난폭한 영화들로 인한 선입견 때문에 글자 그대로 흉기로 사용한다고 오해하실까봐 새로 지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을 위해 10년 넘게 제작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원작 소설을 읽는 도중에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했다. 그 매력이 시간이 흘러도 줄어들지 않겠다, 언제든 통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오랜 제작 과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영화 위기 극복을 위한 박찬욱 감독의 소신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이미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 영화관이 손님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팬데믹 이후로. 집 나간 관객분들이 안 돌아오고 계셔서. 그런 상황에서 이 영화가 책임이 크다는 인식이 많아서 부담스럽긴 한데 제 영화가 관객들 돌아오시도록 설득하는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최근 '한국 영화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영화 산업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찬욱 감독은 "악순환이다. 재미없는데 계속 와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저희다. 더 알차고 신선한 영화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기작에 대한 계획도 밝혔습니다. "서부극이 하나 있다. 미국에서 만들고 싶은. 여러 해 동안 각본을 만지고 있는데 '어쩔수가없다'가 이렇게 완성된 것을 보고 포기하지 않고 싶더라. 계속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