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울산 고래축제, 공무원 300명 '강제 의전' 논란... 행정 공백 우려

울산 고래축제 개막식, 300명 가까운 공무원 의전 동원 논란


울산 남구청이 25일 개막하는 '울산고래축제' 개막식에 3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빈 의전에 강제 투입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남구청은 최근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 '고래축제 의전 지원 근무 대상자 및 교육 일정'을 통보했습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국내외 교류도시 귀빈 담당 공무원 38명, 1대 1 의전 217명, 개막식장 안내 39명 등 총 294명의 공무원이 의전에 동원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구청은 "구 최대 축제인 만큼 많은 직원을 의전에 참여시킬 수밖에 없다"며 "임신·출산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대직자를 지정해 달라"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울산 남구청 공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올해 고래축제에는 해외 우호·자매도시 인사 등 VIP 106명과 국내 내빈 270명 등 총 430명이 참석할 예정인데요. 이 중 200여 명은 1대 1 의전을 받고, 나머지는 그룹 단위로 안내받게 됩니다.


의전에 동원되는 인력은 모두 5~7급 공무원으로 구성됐습니다.


행정력 낭비와 업무 차질 우려 제기


문제는 고래축제 개막식과 관련 교육 일정이 평일에 진행되어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행정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 300명이 의전에 투입되면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구청은 이미 지난 6월 수국축제에서도 대규모 1대 1 의전을 추진하려다 내부 반발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한 공무원은 "강제 동원으로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지난 수국축제 때 홍역을 치렀음에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울산고래축제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지난 수국축제 때와는 의전의 규모가 다르다"며 "그때는 행사 전 과정에서 수행 의전이었지만 이번에는 행사장까지 안내하는 역할에 그친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고래축제와 같은 규모의 의전 동원은 예전부터 늘 있었고 참여 직원들에게도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의전 동원 공무원 명단이 포함된 공문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내부 문건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의전에 배치된 공무원의 직급과 부서명, 성씨 일부가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