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법원, '댓글조작 의혹'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 구속영장 기각

'댓글 여론조작' 의혹 손효숙 대표, 구속영장 기각


대선을 앞두고 댓글부대를 조직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보수단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19일 새벽 2시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 소명이 부족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손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손 대표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30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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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정에 들어설 때와 심사 직후 모두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갔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유착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끝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손 대표는 서울 성동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다 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났습니다.


'자손군' 조직 의혹


경찰은 손 대표가 지난해 5월 대선을 앞두고 '자손군(자유손가락군대)'을 조직해 댓글 조작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입니다. 수사당국은 이 조직이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댓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확인 중입니다.


앞서 매체 뉴스타파는 잠입 취재를 통해 관련 정황을 보도했고, 민주당은 지난 5월 31일 손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6월 1일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에 배당한 뒤 리박스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손 대표를 소환 조사했습니다. 이후 지난 12일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16일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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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연계 의혹도 확산


리박스쿨은 선거법 위반 의혹 외에도 교육계와의 부적절한 연계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늘봄연합회' 명의로 서울교대와 협약을 맺고 서울 시내 10개 초등학교에 늘봄학교 강사를 지원했습니다. 경찰은 협약 체결 배경과 강사 운영 실태 등을 조사 중입니다.


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김주성 당시 국가교육위원회 비상임위원에게 '정치학교장' 직책을 맡겼으며, 지난해 6월에는 청소년 단체 'KHHC(코리아&하와이 히스토리 클럽)'의 대통령실 견학을 주선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승만의 건국'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손 대표는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의 교육정책자문위원을 지낸 이력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손 대표가 윤석열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활동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0/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