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이제는 임신·출산도 대신해주는 로봇... 출시 가격은 얼마?

인공 자궁 기술로 구현되는 임신 로봇, 내년 출시 예정


중국의 과학기술 매체 콰이커지가 지난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장치펑(张其峰) 박사가 혁신적인 임신 로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로봇은 단순한 인큐베이터가 아닌 여성의 신체와 유사한 휴머노이드 형태로 설계되어, 자궁을 갖추고 임신부터 분만까지의 전 과정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대리 임신 로봇’을 1년 안에 선보이겠다고 인터뷰중인 장치펑 선전룽강촹반카이와로봇 대표 / 중국매체 샤오샹천바오


장 박사는 인터뷰에서 "인공 자궁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제는 이 기술을 로봇의 복부에 이식해 실제 사람과 로봇이 상호작용을 통해 임신한 뒤, 그 안에서 태아가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임신 로봇의 핵심은 '인공 자궁' 기술로, 태아는 인공 양수로 채워진 환경에서 자라며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하게 됩니다.


인공 자궁 기술의 현주소와 임신 로봇의 상용화 계획


인공 자궁 기술은 이미 동물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2017년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사람으로 치면 임신 23주에 해당하는 이른둥이 새끼 양을 '바이오 백(biobag)'이라는 인공 자궁에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바이오 백은 투명한 비닐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연구진은 내부에 따뜻한 물과 소금으로 인공 양수를 조성하고 탯줄과 연결된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했습니다.


Weibo


그 결과 4주 후 새끼 양의 털이 자라는 성장이 관찰되었습니다.


장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임신 로봇 시제품이 1년 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며, 가격은 10만 위안(약 1,90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하여 2년 넘게 로봇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상업적) 대리모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가운데, 결혼은 원치 않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의도도 함께 밝혔습니다.


중국 사회의 반응과 난임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8일 웨이보(微博)에서는 '#세계 최초 임신 로봇 1년 내 출시'라는 키워드가 검색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抖音)에 게재된 인터뷰 영상에는 4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댓글 중에는 "태아가 산모와 교감도 없이 태어나는 일은 잔인하다", "인간 윤리에 완전히 위배된다"와 같은 비판적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격이 연봉 절반만큼만 돼도 바로 구매하겠다", "여성이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니 좋다", "여성들이 마침내 해방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난임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공수정을 세 번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이젠 아기를 가질 기회가 생기게 됐다", "많은 가족들이 인공수정을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하고도 실패하곤 하는데, 임신 로봇 개발은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난임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이 발표한 '중국 모자건강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난임 및 불임 발생률은 2007년 11.9%에서 2010년 15.5%, 2020년에는 18%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지방정부들은 인공 수정, 시험관 등 시술을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키며 난임 부부의 출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