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트레이드 마감일에 손아섭 영입 성공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트레이드 마감일을 맞아 기다리던 대형 영입을 성사시켰습니다. 시즌 내내 여러 트레이드 루머가 나돌았던 한화는 마감 데드라인에 맞춰 베테랑 타자 영입에 성공했는데요.
지난달 31일 한화는 NC 다이노스로부터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7)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한화는 현금 3억원과 2026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3순위) 지명권을 NC에 넘겼습니다.
타선 강화가 필요했던 한화와 외야 포지션 과포화 상태에서 미래 자원 확보를 원했던 NC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이례적으로 이번 트레이드는 양 팀의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발표되었습니다. 한화는 대전에서 삼성과 홈경기를, NC는 부산에서 롯데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트레이드는 경기 전후에 발표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 트레이드의 중심인 손아섭이 현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고, 반대급부가 신인 지명권과 현금이라 당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요소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선수단과 팬들의 뜨거운 반응
오후 7시 55분, 양 구단이 트레이드 소식을 공식 발표하자 1만 7000석을 가득 메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야구장 곳곳에서 한화 팬들이 손아섭 영입 소식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한화 선수들도 이 소식에 놀라움과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을 7-1로 승리한 후 한화 주장 채은성은 "아섭이 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며 "기록이 말해주듯 정말 대단한 타자이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악바리 같은 모습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날 삼성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도 "손아섭은 정말 좋은 선수다. NC도 오늘 상대한 삼성처럼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런 타선에서 활약한 선수가 왔으니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이스는 지난달 1일 대전 NC전에서 손아섭과 맞대결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손아섭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바 있습니다.
한화의 전력 강화와 손아섭의 가치
한화 구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야수 뎁스를 강화했다"며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는 강력한 마운드에 비해 리그 평균 수준의 타선이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는데, 손아섭 영입으로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화는 손아섭의 남다른 승부 근성과 프로 정신이 팀에 미칠 긍정적 영향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단은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산고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손아섭은 2007년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후 2022년부터 FA 계약을 통해 NC에서 활약해왔습니다. 19시즌 동안 통산 2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8073타수 2583안타) 181홈런 1069타점 출루율 .392 장타율 .453 OPS .845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KBO 리그 통산 최다 안타 1위, 3000타석 기준 역대 타율 6위에 올라 있습니다.
손아섭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 연속을 포함해 총 12번의 규정타석 3할 타율 시즌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습니다. 최다안타 1위도 3시즌이나 차지했고, 골든글러브는 외야수 부문에서 5번, 지명타자 부문에서 1번 등 총 6차례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올 시즌에도 76경기 출전 타율 3할(240타수 72안타) 33타점 OPS .741을 기록 중으로, 홈런은 없지만 여전히 정확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화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가운데, 손아섭에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는 손아섭에게 이번 한화행은 오랜 우승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한화는 8월 1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원정 3연전을 치릅니다. 손아섭도 광주에서 한화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눌 예정이며, 당분간 1군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체크한 후 1군 투입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아섭은 지난달 24일 오른쪽 옆구리 근육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곧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