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대변신"... 진라면, 왜 바꿨나
지난 1988년 3월 출시돼 깊고 진한 국물 맛으로 국내 대표 라면 중 하나로 자리잡은 오뚜기 진라면.
진라면은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출시돼 '진맵'·'진순'이라는 애칭까지 생기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약간 매운맛'을 한정 출시하며 더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기도 했고요.
지난해 9월, 오뚜기는 2013년 이후 약 11년만에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국물·면발·건더기까지 싹 다 손봤다
리뉴얼 된 진라면의 가장 큰 변화는 국물 맛입니다. 순한맛은 사골과 양지육수를 보강해 더 깊고 부드러운 감칠맛을 살렸고, 매운맛은 특유의 깔끔한 양념은 유지하면서도 매운맛 강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오뚜기 측은 "매운맛 마니아층을 겨냥해 청양고추·불맛 등 매운맛 트렌드 변화에 대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면발도 한층 쫄깃해졌습니다. 조리 후 시간이 지나도 탄력과 찰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면의 구조를 다시 설계했고, 국물이 면에 더 잘 배이도록 조정된 것도 특징입니다. 건더기 스프도 기존보다 10% 이상 증량돼, 시각적으로도 더 풍성한 한 그릇을 완성합니다.
조리법은 더 간편해졌습니다. 조리 시 필요한 물의 양이 기존 550㎖에서 500㎖로 줄였습니다. 시중 정수기나 생수병을 기준으로 쉽고 맛있게 진라면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죠.
'익숙한 맛'으로 이미 많은 이들이 즐기는 라면인데, 오뚜기가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진라면은 '브랜드 리프레시 전략'의 일환으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 및 브랜드 가치 재정립을 목표로 리뉴얼을 단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정기적인 소비자 설문, VOC(Voice of Customer), 구매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기존 제품의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매운맛 선호도가 높아지고,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성장하는 등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외부 환경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출·버즈량↑...젊은 세대도 반했다
실제로 매출 상승과 소비자 반응을 통해 과감한 변화의 성공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오뚜기에 따르면 리뉴얼 이후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편의점 채널에서 30% 이상, 온라인 채널에서 10% 이상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신규 유입이 눈에 띄었다는 설명입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뉴얼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작년 9월에는 "새롭고 기대된다"는 기대 섞인 반응이, 출시 이후 현재는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이 더 깊다"는 후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뉴얼 발표 이후인 9월 온라인 버즈량은 8,427건으로, 10월에는 8,672건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새로우면서도 진라면 고유의 맛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전통과 혁신의 조화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국민라면의 다음 10년을 위한 실험
물론 '예전 맛이 낫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오뚜기는 "다양한 의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기존 소비자 의견도 소중히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오뚜기는 진라면 리뉴얼을 통해 '국민라면'이라는 명성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식문화와 소비자 니즈에 민감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오뚜기는 "더 건강하고 맛있는 라면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제품군에서도 트렌드에 맞춘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예로 최근엔 '짜슐랭' 역시 리뉴얼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오뚜기는 소비자가 원하는 진한 짜장의 맛은 유지하면서 감칠맛을 높여 짜슐랭의 핵심 가치인 짜장의 진한 맛과 깊은 풍미를 한층 강화했고요, 여기에 면발도 더욱 쫄깃하고 찰진 식감으로 구현해 짜장라면의 기준을 한단계 높였다고 합니다.
또한 오뚜기는 건강, 프리미엄, 친환경 등 다양한 방향성을 고려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는 오뚜기. 그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