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빌보드 차트 돌풍
넷플릭스의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가 K-팝 아이돌 문화와 한국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OST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K-팝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빌보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19일자 메인 싱글차트 '핫100' 톱10 예고 기사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의 '골든'이 지난주 23위에서 무려 17계단 상승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곡의 스트리밍 횟수는 1880만 회로 지난주 대비 39% 증가했으며, 에어플레이 청취자 수는 95만 명, 판매량은 3000장을 기록했습니다.
가상 아티스트의 역사적인 차트 성과
'핫100' 톱 10에 가상 아티스트가 진입한 것은 2009년 한나 몬타나(Hannah Montana) 이후 16년 만에 이루어진 성과입니다.
과거에는 1992년 '더 하이츠(The Heights)', 1970년대 '더 패트리지 패밀리(The Partridge Family)', 1960~1970년대 '더 아치스(The Archies)', 1950년대 '더 칩멍크스(The Chipmunks)' 등의 가상 아티스트가 차트에 진입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OST의 인기와 함께 실제 노래를 부른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헌트릭스의 노래를 담당한 뮤지션들이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루미 역의 목소리를 맡은 이재(EJAE·김은재)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레드벨벳의 '사이코' 등 유명 K-팝 곡의 작곡가로 활약해왔습니다.
그녀는 작곡·작사 능력뿐만 아니라 시원한 고음을 자랑하는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로, 애니메이션에서 고음으로 악귀를 물리치는 루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미라 캐릭터의 목소리는 최근 급부상 중인 오드리 누나(Audrey Nuna·추해원)가 담당했습니다.
힙합, R&B, 얼터너티브 팝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녀는 8월 '2025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출연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조이 캐릭터의 노래 파트는 힙합과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래퍼 겸 싱어송라이터 레이 아미(Rei Ami·이예은)가 맡았습니다.
글로벌 차트 석권과 가상 그룹 간의 경쟁
'골든'은 빌보드의 글로벌 차트인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0년 9월에 신설된 이 두 차트에서 가상 아티스트가 정상에 오른 것은 헌트릭스가 최초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스토리라인처럼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도 헌트릭스와 차트에서 경쟁하고 있어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사자보이즈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 10위권에 두 곡을 올렸는데요. '유어 아이돌'이 각각 3위와 5위를, '소다 팝'이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자보이즈의 실제 목소리는 SBS TV 'K팝 스타' 출신이자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인 앤드류 최,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대니 정, '유키스' 출신 케빈 우, '제로엑스' 출신 넥웨이브, 세븐틴·라이즈 앨범 작업에 참여한 samUILee가 맡았습니다. 특히 진우 파트를 담당한 앤드류 최의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1754만 명으로, BTS(2770만 명)와 블랙핑크(2040만 명)에 이은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골든', '유어 아이돌', '소다 팝' 등이 수록된 OST 앨범은 이번 주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퇴마사이자 K팝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악령이자 K팝 보이그룹인 사자보이즈와 대결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헌트릭스는 한국 전통 예인의 궁극인 무당을, 사자보이즈는 다양하게 해석되는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삼아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