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교통사고로 세상 떠난 디오고 조타와 동생, 결혼식장이 장례식장으로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2주 만에 같은 장소가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5일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와 그의 남동생 안드레 실바의 장례식이 포르투갈 북부 곤도마르의 성당 '이그레자 마트리즈 드 곤도마르'에서 거행됐다.
장례식에는 조타 형제의 가족들과 함께 그들이 생전에 몸담았던 구단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대거 참석했다.
리버풀에서는 아르네 슬롯 감독을 비롯해 버질 판 데이크, 다르윈 누네스,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앤드류 로버트슨, 커티스 존스 등 주요 선수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던 동료들도 마지막 작별을 고하기 위해 모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과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벵 네베스(알힐랄),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넬송 세메두(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주앙 펠릭스(첼시)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포르투갈 정부 측에서는 문화청소년체육부 장관인 마르가리다 발세이루 로페스가 참석했다.
충격적인 교통사고와 갑작스러운 비보
조타 형제는 지난 3일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함께 목숨을 잃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고가의 람보르기니를 타고 스페인 북서부 사모라 주 세르나디야 지역의 A-52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조타 형제의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던 중 타이어가 터졌다"며 "이어 람보르기니가 도로를 이탈했고, 사고로 차에 불이 붙어 두 탑승자 모두 사망했다"고 BBC는 전했다.
법의학 검사 결과, 사망자는 리버풀 선수 디오고 조타와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더욱 비극적인 타이밍에 발생했다. 조타는 오랜 연인 루테 카르도소와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조타 부부는 이미 세 자녀를 두고 있었다.
빛나는 축구 경력과 최고의 순간에 찾아온 비극
1996년생인 조타는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49경기에 출전한 실력파 공격수였다.
2017년 여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되며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그는 3년간 131경기 44골을 기록하며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2020년 리버풀에 입단한 조타는 5년 동안 공식 경기 18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기록했다.
위르겐 클롭 전 감독이 영입한 조타는 현 감독 아르네 슬롯 체제에서도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2024-2025시즌에는 총 37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었다.
최근 조타는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고 있었다. 리버풀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스페인을 꺾고 우승했다.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결혼식까지 올린 행복한 시기에 갑작스러운 비극이 찾아온 것이다.
슬픔에 잠긴 장례식장
조타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던 바로 그 성당에서 장례식이 진행됐다.
조타와 연령별 포르투갈 대표팀, FC포르투, 울버햄프턴 등에서 함께 뛰었던 네베스와 다른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이 관을 들고 장지로 향했다.
미망인이 된 카르도소는 남편의 관을 부여잡고 걸음을 옮기다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두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조타 형제의 어머니도 말을 잇지 못하며 힘없이 관을 따라갔다.
포르투갈 언론 '우 조구'는 "장례식이 시작되고 40여분이 지나도록 누구 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비통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리버풀 구단은 조타의 남은 2년 계약기간 연봉을 일시불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한화 약 240억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