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퇴근에 핀잔 주는 직장 문화, 신입사원의 고민
정시 퇴근을 몇 번 했다는 이유로 선배들에게 핀잔을 듣는 20대 신입사원이 퇴사를 고민하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첫 직장에 합격한 20대 후반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원하던 회사에 어렵게 입사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선배들이 툭 던지는 말이 제 가슴에 비수로 꽂히기 시작했다"라고 토로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어느 날 한 선배가 아침 회의 중 갑자기 "열심히 안 하네"라는 말을 던졌다. A씨가 개선점을 물었지만, 선배들은 애매모호한 웃음으로 "신경 쓰지 마라"며 얼버무렸다.
A씨는 "제가 아직 신입이라 업무가 많은 편이 아닌데도 나름 직접 일을 찾아가면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뭐가 잘못인지 감도 안 온다"고 했다.
선배들은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던졌다.
회사는 워라밸을 중시하고 정시 퇴근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A씨는 평소 30분 일찍 출근해 빠르게 일을 시작하고 늦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에 선배들이 "왜 안 가냐?"고 재촉한 날도 있었다.
그러다 A씨가 남은 업무가 없어 몇 번 정시에 맞춰 퇴근하자 선배들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칼퇴하네. 우리 때는 선배가 갈 때까지 앉아 있었는데 말이야"라며 한마디씩 던졌다.
A씨는 "그러다 보니 점점 내가 열심히 안 하고 있나 자존감도 낮아지고 선배가 가라고 해도 눈치껏 앉아 있어야 하는 건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워져서 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 대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전문가들의 상반된 조언
김은배 전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장은 "선배들이 뭐라 하더라도 원칙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 선배들이 뭐라고 하는 것 때문에 퇴사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라며 소신 있는 태도를 권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도 "선배들이 눈치 주는 게 잘못된 것"이라며 "퇴근 시간이 넘어가면 야근하는 거다. 야근 수당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그런 거 가지고 위축될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반면 양지열 변호사는 "회사의 문화에 적응해 가면서 성장할 것인지, 자기 스타일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결과가 좋다면 자기 스타일대로 갈 수도 있다. 회사에 녹아들고 싶다면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눈치도 보긴 봐야 한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