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작가들의 약진, 소설 '혼모노'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등극
"넷플릭스 왜 보나,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배우이자 출판사 무제의 대표 박정민의 추천사가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성해나 작가의 장편소설 '혼모노'(창비)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문학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교보문고가 지난 27일 발표한 6월 3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에 따르면, '혼모노'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는 올해 상반기 한강의 '소년이 온다' 이후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오른 소설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3월 말 출간된 '혼모노'는 신기운이 빠져가는 늙은 무당과 이제 막 신내림을 받은 젊은 무당 사이의 긴장감을 그린 단편소설로,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하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이자 2024 예스24 젊은 작가 독자 투표 1위에 오른 성해나는 이번 성과로 한국 문단의 떠오르는 별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여성 작가들의 강세, 문학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여성 작가들의 약진은 '혼모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애란 작가의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문학동네)가 출간과 동시에 종합 2위에 진입했다.
'바깥은 여름'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이 소설집은 2022년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좋은 이웃'을 포함해 총 8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박정민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무제에서 발간한 김금희의 '첫 여름, 완주'는 지난주보다 한 계단 상승한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이들 작품의 주요 독자층은 여성이 압도적이다. 특히 '안녕이라 그랬어'의 경우 30대 여성(27.6%), 40대 여성(23.0%), 20대 여성(17.5%) 순으로 독자층이 형성되어 있다.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는 양귀자의 '모순'(7위), 한강의 '소년이 온다'(8위)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반면, 5주 연속 종합 1위를 유지했던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는 4위로 하락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와 대선으로 뜨거웠던 올해 상반기를 지나고 하반기에는 한국소설의 인기를 이어갈 것을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전망했다.
정치 서적의 인기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문학, 특히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현상은 한국 출판계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