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산 올라갔다가 기절할 듯" 인천 계양산 점령한 '러브버그'... 등산객이 포착한 충격적인 장면 (영상)

인천 계양산 점령한 '러브버그' 영상에 누리꾼 '충격'


습하고 무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러브버그의 습격에 시민들의 불편이 나날이 커져가는 가운데 인천 계양구 계양산을 뒤덮은 러브버그들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Instagram 'kimlark34'


지난 28일 누리꾼 A씨는 인스타그램에 영상 16초 길이의 영상을 공개하며 계양산의 러브버그 점령 상황을 알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러브버그 떼들이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장면이 담겼다.


잘못하면 입이나 코에 들어갈 게 뻔하기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다.



계단, 바닥 할 것 없이 조금의 공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발 디딜 틈 없이 시커멓게 쌓여있는 러브버그 떼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A씨는 "러브버그의 습격. 벌레 싫어하는 사람은 올라갔다가 기절할 듯"이라면서 "온몸에 다 달라붙어서 옷 벗어서 탈탈 털고 수돗가에서 샤워했다. 사체와 살아있는 러브버그들이 섞여서 두꺼운 장판이 됐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난 상황이다", "등산 가을에나 가야겠다", "숨 쉬는 것도 무서울 지경이다", "저런 상태인데 산을 올라가다니 진정한 테토남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 / 뉴스1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1년 전 4,418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성 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되는 동양하루살이 민원(240건)의 약 38배에 달하는 수치다.


붉은등후단컬파리는 암수가 붙어 다니며 짝짓기를 해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러브버그가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올해 이례적인 고온과 장마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2주가량 이른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다.


주로 중국 동남부나 일본 오키나와에 살던 러브버그는 2022년부터 우리나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서식지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천 계양산 / 사진 = 인사이트


러브버그 성충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하지만,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200~300개에 달하는 알을 낳는 등 높은 번식력을 자랑한다.


다행히 생존율은 높지 않아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 정도가 지나면 개체 수가 급감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고 토양을 비옥하게 해 생태계에는 이로운 '익충'이다. 토양 환경을 정화하고 꽃의 수분을 도우며, 어류·새·곤충의 주요 먹이가 된다고 한다. 또한 이슬이나 꽃의 꿀을 먹고 살며 사람을 물지는 않는다.


오래 날지 못하고 날개가 약해 물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리창이나 몸에 붙었을 때 물을 뿌려 제거하면 된다.


또한 밝은색을 좋아해 장시간 야외 활동 시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으면 러브버그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