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해설위원, 외국인 선수 향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
K리그1 경기 중계 도중 외국인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상윤 해설위원이 공식 사과했다.
이 위원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책임을 인정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전날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김천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중계 과정에서 나왔다. 이상윤 위원은 멀티 골을 기록한 이탈리아 출신 선수 콤파뇨에 대해 "이탈리아산 폭격기, 코쟁이"라고 표현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코쟁이'는 '코가 크다는 뜻에서 서양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명백한 인종차별적 용어다.
사과문 통해 깊은 반성 표명
이상윤 위원은 사과문을 통해 "전북 선수단과 콤파뇨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더불어 K리그에서 뛰고 있는 모든 외국인 선수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골 장면 이후 흥분된 상태에서 선수 기량을 칭찬하던 중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평소 사용하지 않은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도와 상관없이 발언이 시청자들에게 상처가 됐고 인종차별적 맥락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이 위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언어 사용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인종차별적 표현의 역사와 의미, 무심코 쓸 수 있는 단어의 위험성에 대해 더욱 깊이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계를 담당한 스카이스포츠 역시 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송사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현장 제작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콤파뇨와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사죄를 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하지 않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축구인이다.
선수 시절에는 성남 일화, 부천 SK 등 국내 구단과 프랑스 리그1의 로리앙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1990년부터 1998년까지 국가대표로 30경기에 출전해 12골을 기록했으며, 2001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는 해설위원과 지도자로 활동했다.
2016년 건국대학교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주로 해설위원으로 방송에 출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