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2일(일)

아들 병원비 위해 도둑질하다 '징역 4년' 선고받은 아빠... 만기 출소 후 사망 소식에 오열

아들 치료비 마련 위해 도둑질 한 아버지, 수감 생활 중 아들 사망


중국 창춘에 사는 위하이보 씨는 얼마 전 아버지의 날을 깊은 슬픔 속에서 맞이했다.


아들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변압기를 훔쳐 4년형을 선고받은 그는 수감 생활 중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극적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CCTV


지난 16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지우파이신문(九派新闻)은 지린성 창춘시에 사는 위하이보(于海波)라는 남성의 비극적인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은 '아버지의 날'이었지만 위하이보에게는 그저 잔인한 날일 뿐이었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이날 더욱 커졌다.


위하이보 / CCTV


시골의 한 가정에서 태어난 위하이보는 13세에 학업을 중단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찌감치 사회에 뛰어들었다.


2014년,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된 그는 아들에게 '삶 속에 아름답게 뛰어든다'라는 뜻을 담은 '자웨(嘉月)'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CCTV


암에 걸린 아들, 병원비가 필요했던 아버지의 절박한 선택


비극은 자웨가 세 살이 되었을 때 시작됐다.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에 큰 멍이 들었던 자웨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자, 위하이보는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자웨는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진단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백혈구 중 림프구계 백혈구가 악성 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하고 말초 혈액으로 퍼지는 질환으로,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소아암 중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CCTV


자웨는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가족들이 저축해둔 모든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고액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위하이보 는 절박한 상황에 변압기를 훔쳐 판매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그는 전력 시설 파손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수감 중이던 지역 교도소는 인도적 차원에서 위하이보가 중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면회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러나 이는 부자의 마지막 만남이 됐다.


아들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고 위하이보가 면회를 간 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CCTV


가족들은 위하이보가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을까 우려해 아들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우연히 진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었고, 출소 후 진실을 알게 된 후 감정적으로 크게 무너졌다.


CCTV


위하이보의 아버지는 손자의 유해가 교도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뿌려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출소한 위하이보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이곳을 찾고 있다.


출소 후 6개월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아들의 병원비로 인한 빚에 시달리며 일용직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ohu


위하이보의 사연은 현지 SNS에서 확산하며 누리꾼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는 사회 전체의 비극이다", "아들이 아프지 않았다면 도둑질도, 수감 생활도 없었을 것"이라며 위하이보의 상황에 공감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건장한 체격의 젊은이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라며 비판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위하이보의 사연은 법적으로는 분명 범죄를 저질렀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절박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