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아들에서 셋방살이까지, 100억 건물주의 나눔 철학
EBS와 E채널의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가 지난 18일 방송에서 '대구 제조업의 전설'로 불리는 신홍식 회장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공개했다.
1990년대 초 월 매출 3억 원의 신화를 쓴 그는 부와 명예를 쌓은 뒤에도 28년째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직접 배달하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신홍식 회장은 20대에 아버지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280평 저택에서 단칸방 셋방살이로 전락하는 인생의 큰 위기를 맞았다.
월급 30만 원을 받으며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약 10년 후 '대구 TOP5 공업사'를 일구며 사업가로서 재기에 성공했다.
한옥 보존과 예술 후원으로 이어진 문화 사랑
신홍식 회장은 국내 최초로 100년 전통 한옥에 유명 커피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구매와 보수에만 100억이 들었다"며 "고층 빌딩을 올려 수익을 내자는 제안이 많았지만, 우리 전통 문화를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시민들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건립을 꿈꾸며 30년간 1천 점의 그림을 수집해왔다.
"돈은 쓰면 없어지지만 예술품은 항상 존재한다"며 "몇백 년 후에도 선조들의 숨결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철학은 지역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투자와 문화재 보존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그는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28년째 이어지는 쌀 배달과 나눔의 철학
대구에서는 '쌀집 아저씨'로도 유명한 신홍식 회장은 "IMF 때 시작해 지금까지 28년째 85가정에 직접 쌀을 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달 쌀 배달에만 400~500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그는 "돈을 벌었으면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소신을 굳게 지키고 있다.
그의 기부 활동은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1억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5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꾸준했으며, 2017년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30년 가까이 사회 환원을 실천해온 신홍식 회장은 "어차피 있는 거 쓰고 가는 것"이라며 "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기부와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의 빈 곳을 채워주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깊은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며 진정한 부자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