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인기 폭발한 한국 웹소설?
한국에서 11,536km, 비행시간만 17시간이 넘는 먼 나라 멕시코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 웹소설이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멕시코 SNS에서 난리 난 한국 웹소설'이라는 글이 확산됐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멕시코 누리꾼들은 한 한국인 작가가 쓴 웹소설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화제의 웹소설은 작가 폭우(暴雨)의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로, 사실 제목부터 멕시코인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소설의 내용은 멕시코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 주인공이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멕시코의 독립을 이끈 이투르비데 황제의 장남이자 멕시코 제국 왕위 계승자인 아구스틴 헤로니모로 깨어나 10달간 황태자로 살며 미국과 맞선다는 이야기다.
이 웹소설은 스페인어로 번역된 'Me convertí en el príncipe heredero del Imperio Mexicano'라는 제목으로 완결이 난 지난해부터 멕시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가 됐다.
현지 누리꾼들은 "한국에 헤로니모 이야기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진짜 신기하다", "이 소설의 악당은 미국일 것 같아서 흥미롭다", "한국에 우리 문화에 대한 소설이나 스토리가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내용도 아주 잘 조사된 내용이더라. 우리를 바보처럼 그리지 않아 더 재밌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보다 더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는 사실이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을 중심으로 이 소설을 언급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현지 누리꾼들은 또 흔히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주제로 하는 다른 해외 작품들과 달리 미국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것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까지 주목
심지어 '멕시코 데스코노시도(Mexico Desconosido)', '엘 임파르시알(El Imparcial)' 등 멕시코 현지 매체들도 해당 웹소설을 주목했다.
엘 임파르시알은 "젊은 한국인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다른 세계로 이동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세계'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주인공은 멕시코 황제의 후계자 아구스틴 헤로니모로 깨어나 이 대체 세계에서 멕시코의 운명을 바꾸고자 하며, 당시의 정치적 복잡성과 미국과 맞서 국가를 안정시키고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의 역사적 사건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어 소설에 신빙성을 더한다"라고 평했다.
웹소설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가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누리꾼들은 "갑자기 미국 공격이라니 나라도 도파민 터질 듯", "반대로 조선시대에 떨어진 멕시코인이 일본과 맞서는 소설이 나왔다면 나라도 볼 듯", "작가님이 멕시코 역사 엄청 파셨나 보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소설에 등장하는 아우구스티누스 1세(이투르비데)는 멕시코 제국을 겨우 10개월간 통치했다. 이 기간 동안 멕시코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렸고, 제국은 탄탄한 정치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이투르비데는 공화정 이념을 지지하는 군 지도자들과 지식인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을 소외시키는 결정들을 내렸고, 1823년 반란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퇴위를 강요당한 뒤 유럽으로 망명했다.
1824년, 이투르비데는 스페인의 멕시코 재정복 위협을 확신하며 멕시코로 돌아왔지만, 멕시코 의회는 그의 무단 귀국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했다. 결국 1824년 7월 19일, 이투르비데는 총살형을 당했다.
그의 아들 아구스틴 헤로니모 데 이투르비데 이 우아르테는 1807년 태어났으며 황위 계승자로 지명됐지만, 1824년 제국이 멸망하고 공화국이 수립되자 부모와 함께 유럽으로 망명했다.
1831년 공화국 의회가 아버지 이투르비데 처형으로 그의 가족에 대한 추방령을 해제하자 그는 미국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서 서기로 일했고 1866년 뉴욕에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