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찾아온 노숙인이 조의금 2000원 전하며 한 말
장례식장을 찾아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지폐 두 장을 봉투에 넣어 내미는 노숙인, 그의 간곡한 부탁에 상주는 고민에 빠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부모의 빈소를 지키다 노숙인으로부터 곤란한 부탁을 받았다는 유족의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유족 A씨는 조부모의 빈소에서 한 노숙인을 만났다.
이 노숙인은 영정사진 앞에서 큰절을 한 후 1000원짜리 지폐 두 장 넣은 봉투를 부의함에 집어넣었다.
예의를 갖춰 조의를 표한 노숙인은 이후 상주인 A씨에게 "염치없지만 밥 좀 달라"고 부탁했다.
노숙인의 정중한 모습과 2000원의 정성이 담긴 조의금은 A씨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한편으로는 노숙인이 예의를 갖추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조의금까지 냈기에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조문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고민 끝에 A씨는 노숙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조문객을 함부로 내쫓는 건 예의가 아니다", "2천 원은 그 사람에게 전 재산이었을 것이다. 가시는 분 위해 전 재산을 내어준 이에게 밥 한 끼 못 내어주겠는가", "가시는 분 은덕 쌓는다 생각하고 한끼 대접한다" 등 A씨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한 번 주면 온 동네 노숙자들 다 몰려온다", "장례식장에서 도와주시는 이모님들이 노숙자 받으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진상 노숙자한테 소문나 뒤에 오는 상주들한테 행패 부릴 수도 있다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조문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면 음식을 잘 포장해서 건네면 좋을 것 같다"라는 기발한 제안도 있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장례식장 에피소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인간적 배려와 현실적 문제 사이의 균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2000원이라는 작은 금액에 담긴 노숙인의 정성과 예의, 그리고 이에 응답한 유족의 인간적 배려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