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0일(화)

"5년 뒤 살아남으려면 지금 바꿔라"... 구광모 회장, 동남아서 LG의 판을 짠다

구광모 회장,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현장 점검..."포스트 캐즘 대응 철저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동남아 최대 시장이자 전략적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글로벌 성장 전략을 직접 챙겼다.


LG전자는 9일 "구 회장이 이달 초 인도네시아 현지를 찾아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사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배터리셀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세번째). / 사진제공=LG


이어 찌비뚱 지역의 LG전자 생산·R&D 법인과 현지 유통매장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밸류체인 전반의 실행력과 시장 적응력을 확인했다.


세계 최대 니켈 보유국..."연구개발부터 유통까지 전방위 점검"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 동남아 최대 소비시장인 동시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다. 


전기차 시대를 겨냥한 글로벌 기업들의 전진 기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LG는 1990년 LG전자의 첫 진출 이래 현재 LG이노텍, LG CNS, LG에너지솔루션 등 10개 계열사와 4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구 회장이 지난 2월 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연이어 방문한 것은 소비와 생산을 넘어 연구개발까지 아우르는 신흥시장 잠재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며 "지경학적 환경 변화 속에서 글로벌 성장을 위한 중장기 거점을 점검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인도 생산 공장을 방문한 조주완 LG전자 사장 / 사진=LG전자 


"배터리는 미래 산업의 심장...캐즘 이후 내다본 선제 대응"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공동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이다. 총 32만㎡ 부지에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약 15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4월 양산에 돌입해 4개월 만에 수율 96%를 넘기는 성과를 기록했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전극·조립·활성화 등 전 공정을 둘러보며 "글로벌 경쟁사 대비 LG 고유의 차별화된 기술 우위 확보"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라인에는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도 새겨졌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배터리 산업을 그룹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작년에는 GM과 합작한 미국 얼티엄셀즈 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챙겼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구 회장의 이번 행보는 시장 불확실성 속 철저한 준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가전·R&D 거점 동시 점검..."5년 뒤 생존 전략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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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또한 LG전자 찌비뚱 생산법인과 연구소, 유통 거점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글로벌 사업 체력 점검에 나섰다.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땅그랑 공장은 냉장고와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LG전자의 핵심 거점 중 하나다. 이곳에서 구 회장은 무인화 TV 라인과 R&D 현장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술 전략과 생산 효율성을 살폈다.


또 자카르타 북부에 위치한 LG전자 판매법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주변 국가 시장 트렌드를 청취하며 현지 경영진과 의견을 교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의 치열한 경쟁을 넘어, 5년 뒤를 바라보며 차별화된 전략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