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과 '의천 도룡기', '무인 곽원갑' 등으로 전 세계적 인기를 얻었던 액션스타 이연걸(李連杰·리롄제)이 14년 만에 중국 무협영화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90년대를 풍미했던 그가 오랜 투병 생활과 노화로 인해 한동안 팬들의 우려를 샀던 만큼, 이번 복귀 소식은 전 세계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3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영화채널융합미디어센터는 이연걸이 세계적 무술 감독인 위안허핑 감독의 신작 '표인: 풍기대막'(블레이즈 오브 더 가디언스)에 홍콩 스타 사정봉(謝霆鋒·제팅펑)과 함께 주연으로 발탁돼 촬영을 마쳤다고 전했다.
올해 62세인 이연걸의 무협영화 주연은 2011년 '용문비갑' 이후 14년 만의 귀환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연걸은 '소림사'와 '황비홍', '동방불패', '의천도룡기', '영웅', '무인 곽원갑' 등 수많은 작품에서 뛰어난 무술 실력과 연기력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10년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또한 오랜 액션 촬영으로 인해 척추와 다리 등에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겨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용문비갑' 이후에는 '익스펜더블', '뮬란' 등 할리우드 영화에 주로 조연으로 출연하며, 과거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화려한 액션 연기보다는 제한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연걸의 급격히 노쇠해진 모습이 공개될 때마다 전 세계 팬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베이징 출신인 그가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로 두 차례 국적을 바꾸면서 중국 영화계에서 퇴출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공개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자 위독설과 심지어 사망설까지 돌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이연걸은 투병 중 티베트 불교에 심취했으며, 지난해에는 두 딸과 함께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을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에 이연걸이 복귀하는 작품의 감독인 위안허핑은 중국 영화 '취권'을 연출했으며, '매트릭스', '와호장룡', '킬빌' 등 글로벌 흥행작에서 무술감독을 맡아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새 영화는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신장 위그루 자치구에서 상당 분량이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연걸은 12세부터 우슈 선수로 활동하며 수차례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으며, 1982년 영화 '소림사'에서 배우로 데뷔해 무술 스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