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월)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손흥민, '첫 우승' 후 울먹이며 팬들에게 전한 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32)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커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한국 팬들에게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손흥민은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 1-0 승리 후 "그동안 오래 기다리게 해 죄송하다"는 말로 감정을 표현했다.


인터뷰 도중 손흥민은 한국 팬들을 떠올리자 감정이 북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YouTube '스포타임'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오래 걸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것으로 인해 저를 조금이라도 좋아해주시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손흥민이 "저를 싫어하시는 분들"에 대해 언급한 것은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한 비판적 여론에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7득점 9도움에 그치며 '에이징 커브' 논란에 시달렸다.



손흥민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자랑스럽다"면서 한국 팬들에게 "완벽한 퍼즐을 맞추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그는 10년 동안 세 차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뒤 마침내 주장 완장을 차고 팀에 17년 만의 공식 대회 우승과 41년 만의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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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누구도 하지 못하는 길을 찾아 나서는 게 내 철학"이라며 "10년 동안 있는 토트넘에서 아무도 해내지 못한 걸 해내서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우승 확정 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포효하는 모습으로 그간의 감정을 표현했다.


팀 동료들에게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었지만 똘똘 뭉쳐 하나의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에 큰 영감을 받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토트넘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을 "역사를 만든 레전드"로 칭하며 "팀을 메이저 유럽 클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한 우리 클럽의 첫 한국 출신 캡틴"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 역시 TN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한 것을 해냈다"면서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Instagram 'spursofficial'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래넌 존슨의 선제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돼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번 우승으로 토트넘은 2008년 EFL컵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는 1984년 UEFA컵 이후 41년 만의 우승이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컵을 획득했으며, 차범근 전 감독과 김동진·이호에 이어 네 번째로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인이 됐다.


리그에서 부진했던 토트넘은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자격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