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앞두고 부산에서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기초수급가정의 가장이 폐지를 팔아 모은 돈과 라면 등을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익명으로 기부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한 남성이 종이 상자를 놓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상자 안에는 손편지와 함께 라면 한 박스, 1,000원짜리 지폐 35매, 어린이용 바람막이 점퍼가 담겨 있었다.
익명의 기부자는 손편지를 통해 자신을 '세 아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그는 "첫째는 장애 3급이며 기초수급자 가정"이라면서 "한 달 동안 열심히 폐지를 모아 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편지에서 "땀 흘려가며 힘들게 모았지만 금액이 많지 않아 정말 죄송하다"며 "과자를 사려고 하니 금액이 모자라 라면 한 박스와 아기 바람막이 옷을 샀다"고 전했다.
이어 "과자를 못 사 마음에 걸려 미안하다"면서도 "그래도 바람막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고 웃었으면 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
그는 또 "선물을 사고 남은 금액은 얼마 안 되지만 맛있는 치킨이라도 사 먹었으면 한다"며 "어려운 아기 가정에 전달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세 아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같은 방식으로 기부를 이어왔으며, 이번이 벌써 12번째 기부라고 한다.
경찰은 이 남성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품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지도록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더 힘든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아름다운 선행으로, 물질적 가치보다 진정한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루어진 이 기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