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8일(목)

"윗선과 얘기됐다" 군병원 무단출입한 '이 남성'... 아들은 '아빠 찬스'로 1인 생활관 쓰며 특별대우


군인인 아들이 아프다는 이유로 출입증 없이 군병원에 무단 진입한 한 남성.


이 남성의 아들이 퇴원 후 부대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9시 30분경, 국군포천병원 앞에서 한 남성이 승용차를 타고 출입문 개방을 요구하며 경적을 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군 시설 보안 규정에 따라 신분증 확인과 출입증 발급 절차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 남성은 "윗선이랑 다 얘기됐다"며 근무자를 압박해 정문을 통과했다.


이에 대해 국군포천병원 위병소 근무자는 "원래 신고하고 들어와야 되는데, 신고가 안 되면 들어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MBC


이 남성의 정체는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의 비서관 김 모 씨였다.


김 비서관은 아들이 생활관에서 갑자기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김 비서관 아들이 퇴원 후 받은 특별 대우다.


김 비서관의 아들은 이틀 동안 일반 병사들이 사용하는 18인 생활관이 아닌 '1인 생활관'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김 비서관 아들을 전담하라며 조교 한 명을 따로 배정하기도 했다.


부대 관계자는 MBC에 "1인 생활관을 사용한 경우는 지난 1년 동안 폭력 사건을 일으켜 분리 조치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없었다"며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김 비서관의 특혜 의혹은 또 있었다.


그는 지난 3월 아들이 입대한 후, 국회에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육군 협력관을 통해 '아들이 예방접종 후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부대 지휘관에게 상태 확인을 요청했다.


심지어 부대 대대장의 전화번호를 직접 받아 수차례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 방혜린 국방감시팀장은 "일반 부모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중대장, 대대장 번호를 어떻게 알아내나. 어떤 권력관계들이 군대로 들어와서 군대의 지휘 문제에 개입될 수 있는 영향이 분명히 있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 비서관은 군병원에 찾아간 것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어서"라고 해명했다.


그는 MBC에 "제가 경황이 없어서 가면서 대대장님한테 출입 조치를 해달라고 했고, 출입이 돼서 들어가게 해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관에게 한 연락도 "아들이 아프다고 해 부모로서 연락했을 뿐"이라며 "어떤 무리한 부탁도 없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 사안에 대해 "응급상황에 따른 환자 관리에 해당하는 정상적인 지휘 조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군 내부에서 권력과 연결된 인사들에게 특혜가 제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군 기강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이러한 특별 대우가 일반 병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군 내부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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