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부모의 모습은 때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또래 집단에서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한 시기에 부모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이 자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고민이 이러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신, 다양한 피어싱, 화려한 헤어스타일을 즐기는 엄마의 패션 스타일이 고민이라는 A양의 사연이 올라왔다.
A양은 "엄마는 늘 머리색도 자유롭게 바꾸셨고, 옴브레나 투톤, 금발도 자주 하셨다. 손등과 손가락까지 문신이 있었고, 피어싱도 많았다"며 "화려하게 꾸미는 걸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엄마는 정말 좋은 엄마다. 밥도 예쁘게 데코해서 차려주셨고, 저를 항상 믿어주셨고 지지해주신다. 억지로 공부하라고 하신 적도 없었다"고 엄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드러냈다.
동시에 "이렇게 좋은 엄마를 고작 겉모습으로 부끄러워하는 제가 너무 나쁜 딸 같았다"며 졸업식, 학부모 상담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엄마의 외모를 보고 다른 어른들이 놀라거나, 눈빛을 교환하거나,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질 때 너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A양은 "친구들이 놀리거나 그런 적은 없었지만 마트만 가도 사람들이 엄마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엄마는 '남 시선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엄마가 남 시선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양은 "이런 말 했다가 엄마가 상처받으실까봐 무섭다. 패션을 바꿔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엄마 마음을 안 다치게 말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조언을 구했다.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 청소년들은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과 인정을 중요시하며, 부모의 이미지가 자신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한 전문가는 "자녀가 느끼는 불편함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부모의 개성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부모 역시 자녀의 심리적 부담을 이해하고 특정 상황에서는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