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에 늦었음에도 일면식 없는 할아버지를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린 한 취준생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6일 국민일보는 약속 장소로 가던 중, 길을 잃고 헤매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도움을 준 25살 이도훈씨의 선행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2시 30분께 취업 준비 모임에 참석하러 가던 이씨는 자신에게 손짓하는 한 할아버지를 마주하게 됐다.
할아버지는 대뜸 "병이 있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했고, 이씨는 "아프신 거면 병원에 모셔다드릴까요 아니면 경찰서에 연락을 드릴까요. 택시를 잡아드릴까요 여쭤봤는데 계속 석계역까지만 데려다주면 댁으로 갈 수 있다고 하셨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이씨는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서울지하철 1호선 '석계역'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20분 넘게 부축해 가며 어렵게 도착했다.
그런데, 석계역 승강장에 선 할아버지는 반대편에 보이는 아파트를 바라보며 "저기가 우리 집이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씨는 "내내 석계역에 가야 한다고 하시다가 갑자기 말을 바꾸시니까 이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며 "할아버지께 다시 한번 물어봤더니 아파트 동호수까지 또박또박 말씀하시길래 해당 아파트로 향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어렵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 아파트 앞에 도착한 이씨는 "집에 도착했는데 같이 지내시는 분이 나오시더니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분이라서 너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례를 해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약속이 있어서 괜찮다고 하고 그냥 나왔다"고 덧붙였다.
길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돕느라 이날 취업 준비 모임에 1시간이나 늦은 이씨는 제대로 된 취업 조언을 들을 수 없었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시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셨다"며 약속 시간에 늦으면서까지 일면식 없는 할아버지를 도운 이유를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좋은 인성을 가진 청년이다. 꼭 좋은 곳에 취업하시기를 바라겠다", "좋은 일 하셨으니 복 받으실 거다", "모르는 할아버지를 한 시간 동안 돕는 일. 정말 아무나 못 하는 일이다", "눈물 난다. 기특한 청년"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