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사랑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순대 한 알에서 깨달았어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파혼 사연이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 신부.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준비해온 그는, 지난 주말 '순대국밥' 한 그릇 앞에서 파혼을 결심했다.
겉보기엔 사소한 다툼이었다. 순대국을 함께 먹던 자리에서 남자친구가 예고 없이 그의 국밥에 있던 순대를 집어 먹은 것이 계기였다.
사연에 따르면 여성이 "나 순대 좋아해서 아껴먹으려고 남겨둔 건데 왜 말을 안 하고 먹었느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말 안 했으니 몰랐다", "순대 하나에 뭐 그리 예민하냐"며 웃어넘겼다. 심지어는 "순대 하나 못 먹어서 억장이 무너지냐"는 말까지 더했다.
이후 여성은 "결혼생활은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살아야 하는데, 순대 하나만큼의 마음도 배려받지 못한다면 이 결혼은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 고민 끝에 파혼을 통보했다.
그의 결정에 주변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친구들은 "겨우 순대 하나 때문에 파혼하느냐"고 웃었고, 전 남자친구는 "순대를 한 박스라도 사주겠다"며 다시 연락을 취해왔다. 하지만 여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순대 하나 때문이 아니라, 그걸 통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확신하게 됐어요. 결혼해서도 사소한 문제마다 나를 탓하고, 내 감정을 우습게 여길 거란 생각이 들었죠. 결혼은 평생 가는 일인데, 지금 이 사소한 신호도 무시한다면 결국 더 큰 상처로 돌아올 거예요"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예민하게 구는 것 같다", "이런 식이면 결혼 생활 못 버틴다"고 비판했지만, 또 다른 이들은 "작은 행동에 성격이 다 드러난다", "배려는 연애의 기본인데 그게 없으니 파혼이 맞다"며 작성자의 결정을 지지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인 및 배우자 간 갈등 요인 조사'에 따르면, 결혼 전에 가장 큰 불안을 느끼는 요인으로 '공감 부족 및 배려 결여'(27.3%)가 1위로 꼽혔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41.2%는 "연인 관계에서 사소한 갈등이 반복적으로 무시될 때, 결혼 자체를 재고하게 된다"고 답했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의 반응'에 대해, 여성 응답자의 71.5%는 "사과 없이 오히려 내 탓을 할 때 실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