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괴물산불 '최전선'에서 화마와 싸우기 위해 1500도 화염 속으로 뛰어드는 '산불 영웅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불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특수진화대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


화마와 싸우는 산불 특수진화대원 / 뉴스1


전국에 배치된 435명의 특수진화대원들은 단순한 소방 인력이 아닌 산불 진화에 특화된 엘리트 집단이다. 이들은 지역 산림의 지형과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 산불 확산 방지와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험준한 산악 지형에 직접 투입되어 산불 진압부터 뒷불 정리, 잔불 처리까지 산불 진화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대형 산불의 온도는 최대 1,000도~1,500도에 달한다. 이는 도자기를 굽는 가마의 온도와 맞먹는 수준으로, 특수진화대원들은 이러한 극한의 열기 속에서 특수 방화복을 입고 화염과 직접 맞서 싸운다.


화마와 싸우는 산불 특수진화대원 / 뉴스1


우리나라 산림은 산불에 특히 취약한 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산의 경사가 급하고 침엽수 계통이 많아 산불의 확산 속도와 강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파른 경사는 산불이 빠르게 위쪽으로 번지게 하는 요인이 되며, 침엽수는 타고 난 뒤에도 불씨가 내부에 숨어 있어 언제든 재발화할 위험이 있다.


봄철에는 건조한 기후와 함께 강풍이 주기적으로 불어 비화(飛火)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씨가 최대 2km까지 날아간 사례가 관찰되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염을 잡는 것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잔불까지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특수진화대원들이 맡은 주요 임무다. 


화마와 싸우는 산불 특수진화대원 / 뉴스1


특수진화대원들은 최첨단 방호장비를 갖추고 산불과 싸운다. 내화성이 뛰어난 특수 방화복, 안전모, 장갑, 안전화 등 기본 장비부터 산소 마스크, 등짐펌프, 불도저, 기계톱 등 다양한 진화 장비를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방화선 구축, 벌채를 통한 연소 차단, 맞불 작전 등 다양한 진화 전략을 상황에 맞게 구사할 수 있는 전문성 역시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공공형 일자리 형식으로 모집되는 등 처우가 열악해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산불의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특수진화대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이들의 안전과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주왕산 국립공원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가 산불 진화를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 뉴스1


한편,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인명 피해는 사망 26명, 중상 8명, 경상 2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자택 또는 대피 시도 중에 차량·도로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중대본은 "사망·중상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신속한 대피가 어렵거나 대피 명령에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자체는 선제적 주민대피 체계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3만 6009헥타르로, 이전까지 가장 피해가 컸던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면적 2만 3794헥타르를 1만 헥타르 이상 넘어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