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영덕까지 퍼지면서 노부부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27일 문화일보는 경북 영덕군 소재 한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모(90)·권모(87) 씨 부부 빈소에서는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6일 오즌 4시 40분쯤 이씨 부부는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곳에 불난 건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9시 반쯤이었다.
이씨 부부는 화재 발생 1시간 전에 딸과 며느리와 통화하며 "여긴 괜찮다"고 안심시켰지만, 순식간에 덮친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이후 둘째 아들 부부가 차 지붕에 불이 붙었음에도 화염을 뚫고 부모를 찾으러 갔으나 이미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숨진 상태였다.
막내딸 이모(55) 씨는 "아버지가 괜찮다고 했는데… 엄마랑 마지막 통화를 못 했다"며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한편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강풍을 타고 시간당 8.2km 속도로 이동하면서 12시간 만에 51km를 불태우는 '사상 초유의 확산'이 벌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27일) 오전 6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26명, 중상 8명, 경상 22명이다. 권역별로는 경북이 사망 22명, 중상 3명, 경상 16명, 경남이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이며 울산에서는 경상자 2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