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산림을 포함한 천연기념물 등 국가유산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지난 25일 국가유산청은 전국에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화재로 타버린 산을 되살린 참신한 방법이 회자되며 대형 산불로 파괴된 숲 등 생태계가 무너진 것을 걱정하던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프랑스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칠레는 당시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45만 7,000ha에 달하는면적이 모조리 타버렸다.
이는 제주도 면적 1,847㎢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선뜻 복구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넓었기에 칠레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어려운 문제를 썸머(Summer), 올리비아(Olivia), 다스(Das)라는 이름의 보더콜리가 해결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보더콜리들에게 씨앗이 든 가방을 메게 한 뒤, 지퍼를 연 채로 마음껏 뛰어놀게 했다.
씨앗 가방을 멘 보더콜리의 질주는 6개월간 이어졌다.
당시 AFP의 보도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 훈련사인 프랜시스카 토레스(Francisca Torres)가 세 마리의 암컷 보더콜리를 데리고 숲 되살리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가 세 마리의 보더콜리에 씨앗이 들어있는 조끼를 입히고 잿더미로 변한 숲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이로부터 세 달가량 지나자 보더콜리들이 지나간 길에 푸른 잔디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보더콜리의 행복과 산림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사례다.
과거 양치기 개로 활용됐을 만큼 보더콜리는 태생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기에, 녀석을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체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만큼 녀석들은 산을 돌아다니며 씨앗을 뿌리는 데 적임자였다.
국내서도 2020년 화재로 타버린 축구장 2천 6백 개 넓이의 안동 산림을 복구할 때 칠레의 사례를 참고한 적이 있다.
'산타독'으로 불렸던 반려견들은 옆구리에 안동의 특산물인 더덕 씨앗 주머니를 차고 산 구석구석을 힘차게 뛰어다니며 재가 된 숲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당시 해당 봉사에 참여하는 반려견 숫자가 적어 즉각적인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반려견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환경까지 챙길 수 있는 이색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이때 누리꾼들은 "산타독이라니 너무 훈훈하고 귀엽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참여했으면", "씨앗 뿌리다가 반려견들이 다치지 않길 바란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