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3경기 연속 무승부, 5경기 연속 실점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금 세대'라는 기대를 받았던 홍명보호는 최근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월 A매치 두 경기는 홍명보호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였다. 대표팀은 3월 20일 오만전과 25일 요르단전에서 각각 황희찬과 이재성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두 경기 모두 1-1 무승부에 그쳤다.
홈 2연전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한 결과에 축구팬들의 실망감은 커졌다.
요르단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오늘 역시 무승부로 끝났다. 다른 걸 떠나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는 모두 감독 책임"이라며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3연속 무승부로 3차 예선 4승 4무가 된 홍명보호는 특히 홈 경기에서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조했다.
홍명보호 2기의 시작을 알렸던 팔레스타인전(0-0)을 포함해 4경기 중 3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치며 승점 3을 놓치는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다.
안방에서 유독 부진한 이유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그 부분을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는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홈에서 경기할 때 선수들이 부담을 갖거나, 분위기 자체가 집중할 수 없는 느낌이 있다. 유럽파들의 컨디션 문제도 있다. 준비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3월 A매치에서 '잔디 논란'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전전했다.
고양의 열악한 잔디 환경으로 백승호, 이강인이 부상을 당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80위(오만)와 54위(요르단) 상대로 비긴 결과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차 예선 대진운이 좋았음에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에 홍명보 감독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한두 경기는 충분히 이겨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어려운 중동 원정에서는 결과를 갖고 왔는데, 홈에서 이기지 못한 게 팀으로서 아쉬운 결과"라고 인정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보다 요르단전에서 경기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선수들이 짧은 시간 준비했던 걸 경기장에서 잘 보여줬다"며 "이기지 못해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특히 상대 에이스를 마크한 이태석, 경기를 조율한 황인범이 잘했다"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박용우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홍 감독은 "실수 하나를 갖고 이야기하기엔 조금 과하다"며 "하루 훈련하고 경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균형이나 조합을 보면 (박용우-황인범 3선이) 가장 좋은 조합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말 셀라미 요르단 감독은 "선제골을 내줘 어렵게 시작했는데, 무승부로 마쳐 감사하다"며 "한국이 경기 도중 포지션과 플레이를 변칙적으로 가져가 대응하는 게 어려웠지만, 인내심을 갖고 수준 높은 축구를 유지해 무승부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FC서울 출신 요르단 국가대표 센터백 야잔 알아랍은 "한국 같은 강팀을 상대로 경기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은 직전 경기에 비겼기 때문에 부담과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라며 "나를 비롯한 모두가 손흥민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