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입양 조건으로 결혼했는데, 돌연 말을 바꾼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강아지를 키우기로 약속했던 남편이 계속 약속을 미룹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연자 A씨는 "결혼 전에 강아지를 키우기로 남편과 굳게 약속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남편은) 결혼식 올리고는 이런저런 이유로 (유기견 입양을) 미뤘다. 아이 낳고 키우자 하여 임신하고 출산을 하며 5년을 보냈는데 또 키우지 말자고 나를 설득하려 한다"고 했다.
A씨가 남편에게 "도대체 왜, 무엇이 문제냐"고 묻자, 그는 "힘들 것 같고 자신 없다"고 답했다.
남편은 A씨에게 "고의로 속인 건 아니다. 결혼 전에는 둘이 살며 예쁜 강아지 한 마리 키우면 너무 아기자기하게 예쁘고 좋을 것 같았다"면서 "그때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지금은 아기도 있지 않느냐"며 반려견을 입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제는 A씨가 결혼 조건으로 여기고 결혼 전에 남편과 약속까지 했던 부분이 '유기견 한 마리 키우기'였다는 것이다.
A씨는 "나는 결혼 전에 유기견 자원봉사를 꾸준히 했다. 동물병원에 취직해서 7년간 근무하며 임보(임시보호)도 많이 했다"며 "남편은 동물병원 다니며 친해진 선생님의 소개로 만났다"고 했다.
당시 A씨는 남편이 동물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호감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관계가 이어져 결혼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내가 바라는 건 넓고 좋은 집이 아닌 유기견 한 마리 키울 수 있는 따뜻한 집과, 내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좋은 동반자 한 명이었다. 그게 남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A씨는 남편과 함께 집을 매입해 거주하고 있다. 둘 다 강아지 알레르기가 없으며 때때로 강아지를 맡아줄 친정과 지인이 근처에 살고 있다.
이처럼 A씨는 반려견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데도 결혼 전 굳게 약속한 '유기견 입양'이 남편의 반대로 차일피일 미뤄지는 데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육아를 핑계로 5년을 미룬 남편은, 다시 또 5년 뒤를 기약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이 사연자와 결혼하려고 속인 것 같다", "결혼 전에는 다 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뒤늦게 말 바꾸는 남자 정말 별로", "그래도 가족 구성원이 모두 동의해야 입양하는 게 맞다", "왜 남편 만나서 개인적인 꿈을 이루려 하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