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군과 안동시까지 확산돼 인근 교정시설이 긴급 상황에 처했다.
교도관들은 한 손에는 소화기를, 다른 손에는 플래시를 들고 화재 진압에 필사적으로 나섰지만 일부 재소자 가족들은 이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법무부는 산불이 확산하자 청송과 안동 교도소 등 5개 시설에 수감된 재소자 약 3,500명의 이송 절차를 준비했다.
동시에 한 교정직 공무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산불 진압에 투입되는 영상을 올리며 "교정직이 쉽게 들어 올 수 있는 이유는 파리 목숨이기 때문이다. 소화기로 산불 막아야 한다. 재소자는 살겠지만 우리는 죽는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교정직 공무원들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 교정시설 인근 불길이 진압되며 실제로 이송된 인원은 약 500명으로 축소됐다.
그런데 수용자의 가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 교도관들의 진압 노력을 폄하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옥바라지 회원 A씨는 "저렇게 큰불을 작은 소화기 들고 성냥불 끄듯 덤비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은 도망이라도 갈 수 있지, 안쪽이들은 어떻게 하라고요? 계속 걱정하며 마음만 졸였는데, 이제는 정말 화가 나요! 미칠 것 같아요. 도대체 어쩌란 건지 모르겠어요"라며 불안감을 표했다. 안쪽이는 재소자를 지칭하는 단어다.
또 다른 회원 B씨는 "소방 직원들이 며칠 동안 비상 근무에 정신없는 건 알겠는데, 도망조차 못 가는 우리 안쪽이 가족들은 지금 숨 막혀 죽을 지경입니다. 제정신으로 일하는 게 맞는지 정말 묻고 싶네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화가 나서 밥줄을 끊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안쪽이가 있는 곳까지는 거리가 4시간 넘어서 지금 당장 달려가지도 못하고 여기 가족들 모두 밤새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은 "목숨 걸고 불을 끄는 교도관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범죄자들의 안전만 우선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가족이 걱정된다고 무작정 공무원들을 비난하는 태도는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